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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Nov 03. 2022

메모리아 - 리뷰 & 해석



 어느 날 괴상한 소음을 듣게된 여인이 그 원인을 찾는 내면의 여행을 떠나게되고 그 여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감독의 명성만큼 느린 전개와 롱테이크, 독특한 상상력으로 이루어진 영화였습니다. 영상자료원에서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매했는데 운좋게 한자리 남아 있어서 보게 되었네요. 감독의 전작들은 노력했지만 관람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는데 드디어 이번 작품은 끝까지 보는데 성공했습니다. 여운이 남는 영화였어요.


 세계를 자주 여행하는 여성이 콜롬비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소음을 듣게 됩니다. 무언가가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는 듣한 소음이었죠. 전쟁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큰 소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밤 여성의 지인이 아파서 병원신세를 지게 됩니다. 여자는 사운드 엔지니어를 만나서 그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서 들어보기도 합니다. 이 남자는 어느 새 여성과 소통하며 썸을 타는 사이가 되는데,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소음의 빈도가 더 심해지자 여성은 병원에 들러서 안정제를 처방받습니다. 의사는 종교를 믿으라 강요하면서 안정제 처방을 안해주려 하지만, 그녀의 강한 주장에 처방을 해주고 맙니다. 그리고 떠돌아 다니던 중 한 남자를 만나는데, 이 남자는 평생을 한 곳에서만 살았고, 사물과 소통해 지난 기억을 기억하는 남자였습니다. 이 순간부터 영화는 신화적인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남자는 자신이 저장소이고, 그녀가 안테나였다는 말을 하게 되죠. 남자와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 여자는 드디어 소리의 진원지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아마존 숲에 나타난 정체 불명의 외계선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그후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영화는 아마존과 콜롬비아의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라디오를 통해 전해주며 결말을 맺습니다.


 저는 소음의 진원지를 조현병에 의한 환청이라거나 개인의 트라우마라고 생각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찾네요. 감독의 전작들도 신화적인 이야기들이었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존은 생명의 중심지라고도 하죠. 지구를 살리고 있는 우림들의 가장큰 밀집 지역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이 지역의 동식물들에 대한 완벽한 파악을 다하지 못할만큼 방대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깊은 숲 속엔 위험한 동물들이나 식물 혹은 곤충들이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우주선이 내는 소리가 생명의 시초를 준 외계인들이 낸 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들린 소리는 외계인들이 남긴 경고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반부의 여정에 비해서 낯선 남자를 만나고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는 것 같죠. 뜬금 없이 과거를 기억하는 돌이라든가. 남자가 갑자기 죽음을 경험하는 상황등은  저역시도 받아들이 힘든 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예술가의 뚝심이랄가 자신감이랄까. 그런 밀어붙이는 능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이야기를 생명의 탄생에 대한 여정과 인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아피찻퐁 위라세타꾼 감독의 영화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그 전보다는 많이 친절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에 내리는 비는 엔딩자막이 나오고 제작진들의 자막이 나올때 까지도 계속되는데요. 묘한 여운을 남기네요. 틸다 스윈튼은 정말 좋은 배우라 생각합니다. 홀로 영화를 잘 이끌어 나갑니다. 클로즈업 한 번 없이 감정의 흐름을 표현해내는 감독의 표현력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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