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애들
한 잡지사에서 인턴기자로 온갖 갑질에 시달리던 두 친구가 잡지사를 그만두고, 각자의 직장에서 성공을 해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들이 이제는 자신을 괴롭혔던 직장 상사의 나이가 되었다. 자신은 그들과 같은 삶을 살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알게 모르게 그들에게 배우고 혼났던 모습으로 스스로를 조금씩 제단하고 몸에 배어 버렸던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정규직 기자가 되었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평등하게 대하지만, 자신의 속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런 모습이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론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이것은 성장일까. 자신을 깎아서 만든 도약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보름 이후의 사랑
유독 애인 복이 없었던 찬호는 어느 날 데이팅 앱을 통해서 건실한 앵커 남준을 만나게 되고 급격하게 그의 매력에 끌려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준과의 만남은 아슬아슬하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남준이 갑작스레 함께 살자는 제안으로 하고 둘은 아파트를 사고 같이 살게 된다. 집들이를 위해 친구들과 모이다가 그만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그만 남준과 찬호의 관계가 들키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태원 발 확진자 증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격리에 들어간 찬호는 보름이라는 기간 동안 남준과 떨어져 있게 된다. 그는 불안하게 그 시간을 보내게 된다.
동성애자로서 거리낌 없었던 찬호와는 다르게 남준은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히기를 꺼린다. 그것은 언론인으로서 사회에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지만, 남준의 소극성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달랐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수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태원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찬호와의 관계가 드러날 위험에 처하는 동안 남준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그건 거대하고도 무례한 미움과 분노에 대한 두려움이나 분노가 아니었을까. 보름 이후 이 둘의 사이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는 없다.
우리가 되는 순간
유일한 여성 임원을 넘보는 진연희 부장에 의해 은채와 한영은 새로운 팀으로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임원 승진에서 실패를 한 진연희 팀장은 이 팀을 분해하려고 한다. 은채와 한영 모두와 따로 만나서 자신의 쪽으로 움직이고, 서로를 갈라놓으려는 진연희 부장의 모습은 참 이상하게 다가온다. 자신도 여대에 나와 회사의 첫 여자 정규직원으로 들어와 힘겨운 회사 생활을 거쳐 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왔으면서도, 같은 여성으로서 은채와 한영에게 무언가 귀감이 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은채와 한영은 힘든 순간을 함께 걷고 돕기로 한다. 그들의 미래는 진연희 부장과는 다르리라 생각하고,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믿음에 대하여
젊은 시절 사랑하던 사람의 배신과 거짓된 죽음으로 삶의 믿음을 상실했던 철우는 새로운 사람 한영을 만나고 식당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태원 발 코로나 감염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삶의 큰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분노의 시선을 마주하게 되는데, 철우는 한영의 도움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청산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이 다시 생각나면서 철우는 마음 깊이 상심에 젖는다. 남편에 대한 배신으로 종교에 심취해 광신도가 된 어머니로부터도 그는 어떤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리는 눈과 과거의 연인과 관계되었던 남준과의 재회 그리고 그 시절에 대한 추억과 이야기를 다시 나누며, 앞으로 나아갈 시간들에 대한 정리의 시선을 갖게 된다. 이때 창밖의 눈은 하염없이 내려 세상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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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환란의 시간을 겪으며, 성수자들은 더 큰 혐오와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것 같다. 나와 다르다는 것 그것이 타인을 비난하고 혐오할 수 있는 핑곗거리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뜨거웠던 젊음의 한 복판을 지나는 소수자들의 이야기이다. 믿고 배신당하고, 상처받는 이야기들이지만, 그 어려움을 통해서 사랑과 미래로 향해 나갈 이정표를 찾아나가는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