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할아버지와 같이 살던 나는 어느 날 교환 학생 쇼코가 집에 머물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무뚝뚝하던 엄마와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처럼 명랑하게 쇼코와 대화하며 적극적인 사람들로 변한 것이죠. 그 후로 나는 쇼코에 대한 묘한 동경과 질투를 느끼게 됩니다. 고향으로 돌아간 쇼코는 열흘에 한번 편지를 보내왔는데,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암울하고 어두운 내용이었고,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것은 명랑하고 긍정적인 내용인지라. 나는 쇼코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 편지 마저도 끊기 됩니다. 나는 대학에 가게 되고 해외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등 자유로운 시간들을 맞이 합니다. 그리고 나는 쇼코가 아픈 할아버지 때문에 도시로 나가지 못하고 지방의 대학에 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궁금해 쇼코를 찾아간 나는 쇼코의 힘이 없고, 이상한 모습만을 본채 헤어지게 됩니다. 나는 그 후로 영화 감독이 되고자 영화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씁니다. 하지만 오년후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그 후로 할어버지가 아프게 되고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후로 다시 쇼코를 만나게 되고 과거의 쇼코가 우울증에 걸려 아팠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나는 할아버지의 편지들을 쇼코에게 받고, 번역해서 듣게 됩니다. 내가 모르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알게 됩니다.
쇼코와 나는 다른 나라에서 전혀 다른 성격 속에서 성장했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어린 나이었지만,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점과 내가 후에 영화 감독이 되는 과정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나와 쇼코는 어느 부분에서는 동일 인물이라 생각될지 모를 정도로 나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존재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존재했습니다. 그 부분에서 나는 쇼코를 질투하거나 동경하기도 하고, 때로는 두려워하거나 밀어내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나와 쇼코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 되어 있으며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던 할아버지는 결국 죽음의 순간이 오고 쇼코와의 편지를 통해서 나마 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비오는 날 갑작스레 나의 집에 방문해서 초라한 모습을 보고도, 자랑스럽고 부럽다는 말을 한 후 눈물을 틀키지 않게 비속을 뛰어가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내가 유일하게 느꼈던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그래도 60일의 시간을 함께 한 후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게 됩니다. 저는 이부분에서 내가 단절되어 있던 가족들의 사랑을 확인 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로 쇼코를 다시 만나 쇼코가 아팠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쇼코의 속마음을 듣는 부분 또한 이런 마음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른 살 영화 감독으로서 실패하고 할아버지를 잃어버린 나의 아픈 모습은, 작가의 말에 드러난 서른 살의 성공하지 못한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았던 최은영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소설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 이 소설이 그토록 뜨겁게 저의 마음 속에 들어왔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서른 살 무렵 이 소설을 읽고 엄청 울었습니다. 저 또한 서울에 올라와 영화를 만들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더욱 이 소설을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최은영 작가는 많은 독자들이 사랑하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저는 최은영작가의 소설이 사랑할 수 없는 소설들 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