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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Apr 01. 2023

길복순-리뷰&해석

 전도연의 카리스마는 시작부터 압도적으로 몰아쳤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매력에 빠지게 될수 밖에 없었다. 전도연배우가 아니었다면 과연 누가 이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내내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킬러와 자식을 걱정하는 싱글맘의 감정을 오가는 연기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황정민의 까메오 출연도 오프닝을 화려하게 열게 하는 결정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액션 영화의 표피를 가지고  있어 액션 씬이 화려하고 강렬하게 다가오지만, 내면에는 불한당과 킹메이커가 그렇듯 인물들의 사랑하는 마음이 얽히고 얽히는 멜로 영화로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액션 씬이 화려하고 강렬하게 다가오지만 먼저 영화의 중심을 이루는 사랑은 처음본 순간 사랑에 빠지고도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는 차민규의 소심한 마음이 메인이고, 동성 친구를 사랑하는 길복순의 딸의 사랑이 등장하기도 하고, 단편적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한희성과 길복순의 사랑이 나오기도 한다. 차민규와 차민희의 불온한 사랑도 있다.

  질서를 위해 규칙을 세운 차민규는 절대 권력으로 회사를 발전시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그 규칙을 파괴함으로서 회사를 붕괴 시킨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어떤 반성과 회의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보아. 차민규는 정치인으로 보자면 독재자라고 생각되었다.

 회사가 승인한 사건으로만 움직일 수 있게 되고, 등급이 나뉘면서 일자리를 잃어가거나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 우리 사회가 점차 자본주의로 쌓은 계층에 대한 계급화 되고 있다는 것과 거대 자본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을 함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각자 도생의 길을 가게 된 일게 사원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우정을 나눈 동료와 사랑을 나눴던 한희성이 길복순을 고민 없이 살해하려 드는 과정을 보면서 변성현 감독의 세계관이 엄청 비관적이고 보수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사랑하는 한희성이 길복순을 배신하는 전개는 너무 급전개여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여기서 연대라는 방식을 표방 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부분은  동의가 되지 않았다.  

 킬러로서의 진창 같은 삶을 정리하고 난 길복순에겐 그래도 엄마로서의 또 한 번의 삶이 주어짐으로서 길복순에게 가혹했던 시간을 보상하는 듯하다. 동성애자인 딸과 킬러였던 엄마의 직업을 서로가 알고 난 후 이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딸이 엄마의 아픔을 모른척 해주는 것으로서 영화는 마무리 짓는 듯하다. 과거와 같을 수 없겠지만, 딸과 모녀 사이는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고 한 발자국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짐작해봤다. 

 멜로와 액션 스릴러를 오가는 장르적 표피와 엄마라는 위치와 킬러라는 잔혹한 위치를 오가는 이야기는 복잡할 법도 한데, 어느 새 한대 어우러진다. 이렇게 변성현 감독의 또 다른 영화가 끝이 났다. 나는 영화가 끝이 나자마자 감독의 차기작을 기다리게 되었다. 놀랍도록 매혹적인 액션과 섬세한 감정을 하나로 버무려 완성한 매력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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