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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Nov 20. 2023

해피투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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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봤다. 녹색과 붉은 색이 주로 쓰이는데. 나는 녹색에서는 아휘의 고독을 느꼈고, 붉은 색에서는 보영의 열정을 떠올리게 되었던 것 같다. 녹색과 붉은 색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사람은 다투었다가 가까워졌다를 반복한다. 아름다운 풍광과 미장센이 넋을 놓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다. 왕가위와 장국영의 아름다운 시절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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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영은 자유로운 인물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다. 하지만 책임감이 없고, 바람을 피기도 하고, 갑자기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반면 아휘는 정적인 인물이고 안정을 추구하는데. 보영의 자유로움은 아휘에게는 불안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더욱 보영을 구속하려하고, 보영은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튕겨져 나간다. 나는 둘 사이의 감정적 긴장이 흥미로웠다. 이 긴장은 영화를 추동하는 원동력이 된다. 애초에 둘은 이뤄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감정적 긴장이 둘 사이의 쾌감을 만든다. 이뤄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선망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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