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학교

론 클라크 아카데미 사례

by 이재풍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대학원에서 꿈의 학교를 설립하는 것에 대해 토의한 경험이 있다. 실제 우리의 자산과 시간이 바로 투입되는 것이 아님에도 논의는 매우 날카롭고 뜨거웠다. 신학대학교 교육대학원 기독교 교육과정 수업이었는데 기독교 학교를 세운다면 ‘성경 말씀과 기도를 수업에 직접 적용해야 한다.’와 ‘교과와 생활교육에 성경의 가치를 담아 가르치고 직접적인 말씀 시간과 기도는 필요 없으며 그것은 학교가 아니고 교회의 영역이다.’ 두 가지 주장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그 당시 나는 전자의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어떤 것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진정으로 학생의 의식(의지, 생각, 감정-Soul 영역)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꿈의 학교를 만드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수많은 사람이 꿈의 학교를 얘기했다. 다양한 철학과 방법을 제시하며 꿈의 학교를 상상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방송에서 소개해 유명해진 론 클라크 아카데미 사례, 독일에서 수준별 교육을 거부하고 통합 교육으로 성공을 거둔 헬레네 랑에 학교 사례, 2009년부터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된 혁신학교 사례를 통해 꿈의 학교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리고 세 가지 사례가 어떻게 아이들의 삶 특별히 의식(의지, 생각, 감정)을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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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사고로 돌아가셔서 임시로 동네 청년이 그 학급을 맡게 되었다. 이 청년은 처음에는 어머니가 특별히 부탁한 것이라 적당히 며칠만 돌볼 생각이었는데 아이들과 지내면서 정이 들어 그 학교에 오랫동안 남게 된다. 학교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교 교육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음을 깨닫고 교육학을 전공하지도 않았음에도 자기 나름대로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적용한다. 어느 정도 교사로 성공적인 시기를 보낼 때 텔레비전에서 학교폭력, 과밀학급, 저조한 성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뉴욕 할렘가 학교 사례를 보게 된다. 그는 불쌍한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소명에 이끌리어 뉴욕시 외곽에 있는 이스트 할렘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 도전과 성공 이야기는 <론 클라크 스토리 The Ron Clark Story>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한다. 그리고 미국 올해의 교사상을 받게 되었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초대되는 영예도 얻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의 권유로 [아이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드는 55가지 원칙]이라는 책을 쓰기도 한다. 방송 이후 이 청년은 미국 영웅 교사가 되었다. 이 교사가 유명한 론 클라크이다.



론 클라크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교를 이끄는 것을 보면 전형적인 미국 정신(도전, 성취, 꿈, 영웅, 성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더 놀라운 것은 전혀 꿈이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에게까지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 운영 방식은 상식을 뛰어넘어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든다. 선발 과정부터 흥미롭다. 선발 과정에서 통과된 아이에게 황금 티켓이 집에 배달되는데 마치 찰리와 초콜릿 공장 초대권과 비슷하다. 입학식 때는 입구에서부터 선배들은 노래와 춤으로 신입생을 환영한다. 무엇보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 대표적인 특징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전개하고 심지어 해외여행 체험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항공의 협조로 아이들은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체험학습 혜택을 받는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 교육 자체가 사실 무상교육이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는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국내외 교사를 초청해 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교 재정을 확보한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 학교 교육은 지루할 틈이 없다. 흥미 넘치는 도전과제가 항상 아이들에게 주어진다. 학교 환경도 학생의 즐거운 삶을 고려해 설계되었고, 건물 구조도 특별하다. 가장 독특한 것은 중앙 현관에 3층에서 1층까지 연결된 미끄럼틀이 있다는 것이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에 방문한 사람 모두 이 미끄럼틀을 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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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클라크 아카데미 교육 활동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특별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이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엄청난 이벤트를 준비한다. 론 클라크는 12월 31일 밤 뉴욕 스퀘어 빌딩 대형 전광판에 아이들 이름이 한 명 한 명 소개되는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졸업식에 오프라 윈프리를 초대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 캠프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전체를 핼러윈 축제의 장으로 환경을 구성하기도 했다. 교사들이 엄청난 열정으로 교육하기에 학부모들의 지원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는 어떻게 특별한 교육을 하고 실제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것은 전형적인 미국 정신(도전, 꿈, 성취, 영웅, 성공)이 작동되었다고 볼 수 있다. 론 클라크의 넘치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동료 교사들을 움직이며, 학부모까지 교육의 책임자로 끌어들인다. 론 클라크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은 항상 활기차고 흥미롭다. 어떻게 활기 넘치는 교실을 안전하고 질서 있게 운영할 수 있을까? 서양의 교육과 육아를 조금 관찰하거나 경험한 사람은 알 수 있듯이 론 클라크 아카데미 역시 강력한 규칙과 규율이 있다. 학급 긍정 훈육(PDC)이 학교 교육 활동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 교육에서 론 클라크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봤다. 우선 동료 교사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을 것이다. 너만 특별한 교사냐 왜 이렇게 눈에 띄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실제 2015년 1학년을 특별하게 운영하다 동료 교사에게 비판을 받았다. 다양한 놀이와 텃밭 운영, 학부모와 밴드를 통한 소통, 한 달 동안 상시 수업공개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학부모와 함께 바비큐 파티를 추진하다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바비큐 파티는 비빔밥 만들기로 대치했다. 그리고 학교 관리자로부터 선생님의 교육 프로그램이 어떤 교육 이론을 바탕으로 하며, 공문을 바탕으로 한 교육인지 질문을 받을 것이다. 학부모로부터는 ‘다양한 체험은 좋지만, 우리 아이들 학력이 떨어지지 않나요.’라는 우려를 듣게 될 거다. 학교 교육에 교사별 교육과정 이야기가 나온다. 교사가 곧 교육과정이고 교사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에 특별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라는 요구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무리이다. 교육부의 교육 정책이 위엄 있게 존재하고, 그 정책이 교육청을 지나 교육지원청을 통해 교사를 통제하고자 한다면 교사별 교육과정 운영은 단지 이론일 뿐이다. 교사가 자신의 교육 철학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넘치는 열정으로 지루하지 않은 교육 활동을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 초등교육이라도 교육부 정책, 공문, 전산처리로 자유로운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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