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샘 체육수업 따라하기
20년 전 체육전담 교사 직무 연수를 받았다. 연수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은사님을 만나 함께 연수를 들었다. 20대 초반이었던 선생님은 40대 중반이 되어 있었고 난 신규 2년차 교사였다. 지금 선생님은 퇴직을 앞두었고 난 그때 선생님 나이의 40대 중반이 되었다. 세월이 참 빠르다. 20년 전에 체육전담교사 직무연수를 받았는데 이제야 체육교사가 되었다. 영어, 과학 전담 교사 경험이 있지만 체육교사는 처음이다. 앞으로 체육수업에 대해 연구하면서 가르치고 기록하려고 한다.
체육관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번호에 따라 줄을 세웠다. 좀 딱딱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체육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높은 흥미와 열정을 생각할 때 초반에 질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번호대로 아이들을 세우고 교사인 나를 소개했다. 작년 담임할 때는 책을 몇 권 썼고 독서와 글쓰기 교육의 전문가라고 말했다. 체육교사로 난 특별한 것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솔직히 체육교사는 처음이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20년 전에 체육전담 교사 연수를 받았지만 너무 오래되었으니 책과 유튜브로 공부하면서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체육수업의 모토(주제)에 대해 안내했다. 이것은 내가 체육교사로 살아가면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은 부분이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 몇 번을 반복하며 따라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운동장 한 바퀴를 돌자고 했을 떄 '힘들어요' '어려워요'라고 말하면 되지 않고 '도전해볼게요'이렇게 말하라고 했다. 죽을 병에 걸린 사람도 마음을 강하게 했을 때 살아난 사례도 있다고 했다. 물론 강하게 마음을 다져도 몸이 따라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부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따뜻하고 밝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랬다. 체육수업을 통해 1년 동안 몸으로 이것을 경험해주길 진심으로 원했다.
다음 체육 수업 3가지 원칙에 대해 말했다. 작년 3학년 무지개올림픽(합동체육) 수업할 때 만든 원리이다. 첫째, Do your best(최선을 다해라.) 체육수업 시간에는 어떤 활동과 경기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경기가 완전히 기울어져도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둘째, Love yourself(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해라.) 달리기를 다섯 명이 했는데 3등 또는 4등을 해도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라고 말했다. 한 친구는 제자리 멀리뛰기 2m를 뛰었고 나는 1m30cm를 뛰어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라고 말했다. 마지막, Cheer up, baby(친구들 응원해라.) 경기를 할 때는 우리 편만 아니라 다른 편도 함께 응원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라고 했다.
아이들이 체육수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축구, 피구와 놀이를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중요하지만 체육교과에서 요구하는 영역과 성취기준이 있다. 아이들에게 체육수업의 4가지 영역을 간단히 소개했다. 건강, 도전, 경쟁, 안전 영역의 의미와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체육수업을 통해 평생 건강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까지 못하고 지난 주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할 거라 말했다. 여러 가지 놀이와 경기를 통해 지고 이기는 것을 받아들이는 큰 마음을 키울 거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육수업은 안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생님 혼자서 안전을 책임질 수 없으니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첫날이지만 체조 후 간단한 놀이 두 가지를 했다. 첫 번째 놀이는 짝과 함께 마주 보고 손바닥으로 상대를 밀쳐 중심 무너뜨리기 놀이였다. 새로운 친구 다섯 명을 만나서 차례대로 경기를 하라고 했다. 나도 아이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즐겁게 참여했다. 자연스럽게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이 보인다. 1년 동안 세심하게 배려하고 돌봐야 할 아이들이다. 두 번째 놀이는 '왔다리 갔다리 논개 놀이'이다. 첫 수업을 위해 내가 직접 만든 놀이이다.
1)공격과 수비 두 팀으로 나눈다.
2)공격은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수비를 피해 갔다 오면 1점을 얻는다.
3)수비는 지정된 공간에서 공격이 지나갈 때 공격을 잡아야 한다.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꽉 잡아야 한다. 잡으면 함께 경기장 밖으로 나간다. (마치 임진왜란 때 논개가 일본 장수를 죽이고 함께 죽었던 것처럼 수비는 공격 한 명을 아웃시키고 함께 경기에서 빠진다.)
4)시간 제한이 있어 공격은 수비가 있어도 과감히 달려야 한다.
5)수비가 공격을 한 명씩 아웃시키면서 경기장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인원이 줄어들어 점점 경기 몰입도가 올라간다. 아웃된 아이들도 친구들 경기를 즐겁게 볼 수 있다.
6)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기를 종료하고 공격이 얻은 점수를 기록한다.
7)공격과 수비를 바꿔서 경기를 진행한다.
8)두 팀의 점수를 계산해서 승리 팀을 말해주고 함께 박수로 칭찬해준다.
* '왔다리 갔다리 논개 놀이'를 했는데 시간이 조금 남으면 교실 전체에서 두 명 친구를 술래라고 지정하고 다른 친구들은 체육관에서 도망가도록 한다. 술래에게 잡힌 친구들은 체육관 가장자리로 이동하라고 한다. 1분 30초 안에 술래가 모든 아이들을 아웃시키면 술래가 이기고 모든 아이들을 잡지 못하면 도망자가 이기는 간단한 놀이이다.
체육 수업이 끝난 후에는 두 명 아이에게 오늘 체육수업에 대한 소감을 묻는다. 아이들은 '재미있어요'라고 간단히 말한다. '어떻게 재미있었는지 말해줄래요'이렇게 말하면서 아이들의 소감을 조금 구체적으로 듣기 위해 노력한다. 이제 담임이 아니니 깊고 창의적인 생각을 요구할 수 없지만 그래도 소통하는 체육수업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첫 체육수업을 무사히 마쳤다. 아이들이 체육수업을 기다리 듯이 나도 두 번째 체육수업을 설레임을 안고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