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에게 열네 번째 편지를
의사가 요즘 어떠느냐고 물었지.
비슷하다고 했어.
의사는 상태를 물은 게지.
"난 이따금 못자고 좀비가 돼요. 늘 이렇게 사네요."라고 말하고 싶진 않았어.
그냥 먹던 약이나 처방받아서 빨리 일어나고 싶었거든.
적당한 시간,
적당한 양으로
적당히 커피를 마시면
오히려 잠들기 좋아
그런데 그 적당함을 넘어서면 수면에 해롭지.
오늘 너무 많이 마셔버린 탓이야.
오늘은 악세사리 알러지 얘기가 나왔어.
난 금귀걸이도 못할 정도로 알러지가 심해.
그리고 카페인에 예민해.
신경이 예민하고, 심신이 예민해.
간혹, 이런 몸을 으스러버리고 싶어.
몸이 먼지처럼 흩날려버렸으면 좋겠어.
그깟 커피 한 잔 더 마셨다고 자학적인 생각을 하는 나의 새벽도 참 비루하고 한심하다.
이 시간만큼은 시간 속에 사슬로 묶여 불편한 채로 온몸과 정신이 돌아가는 느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