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1일 일요일

by 백현진

아빠는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 항상 '집에 없는' 사람이었는데, 어쩐지 그날은 대낮이었는데도 집에 있었다.
그리고 나도 집에 있었다.
어째서 집에 나와 아빠 단둘이 남은 건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빠와 단둘이 집에 있었던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아니었을까?
누워서 티비를 보던 아빠가 별안간 바다에 가자고 했고, 나는 갑작스러우면서도 뭐 괜찮지 않을까 싶어 따라나섰던 늦여름이었다.
우리는 수영복이나 튜브 따위는 하나도 챙기지 않고 그저 빈손으로 아빠 차에 올랐다.
바다에 도착했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맨 모래사장에 앉아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아빠가 천 원짜리 몇 장을 쥐어주며 아이스크림이나 먹자고 했고 나는 아마도 월드콘 비슷한 아이스크림을 두 개 샀다.
우리는 모래사장 위에 모르는 두 사람처럼 각자 앉아 말없이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자 아빠는 집에 가자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로 일어났던 일인지 꿈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이 기억이 아빠와 몇 안 되는 둘만의 추억이다.
일을 하다 불현듯 이날의 일이 떠오른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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