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제일 즐거운 시간은, 잠들기 전 누워서 복권 1등에 당첨되면 무얼 할지 상상하는 일이다.
실제로 1등 당첨을 꿈꾸어서라기보다 이 상상을 위해 매주 복권을 산다.
복권 같은 거 하등 쓸모없는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좋아한다.
일주일에 커피 한 잔 값 정도를 쓰는 게 낭비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릴 때 아빠는 늘 차를 운전하고 다녔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없었는데 아주 가끔(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지하철을 타게 되면, 티켓 발매기에 붙어있는 복권 판매기(이런 게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에서 늘 복권을 샀다.
아빠와 지하철을 타는 자체가 거의 없는 이벤트라 이때 아빠가 사(주)던 복권도 어쩐지 두근거리는 기억으로 남아, 나에게는 복권의 이미지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이다.
오늘 치과 다녀오는 길에 복권을 사러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려 우산도 없이 집에 뛰어오느라 복권을 사지 못했고, 대신 이 기억이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