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1일 수요일

by 백현진

요즘, 90년대 이나영 씨가 모델을 하던 나이스 클랍 풍의 옷들이 나오는 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묘해진다.
유행은 돌고 도는 거라는 것도 알고 있고 내가 지나온 시간대에 유행하던 어떤 것들도 모두 과거의 어느 시간이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유행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건 내가 겪어본 적 없었던 과거의 유행이 돌아왔던 거라면 지금의 유행은 내가 이미 겪었던 유행이 한 바퀴 돌아 다시 나타난 것이다.
쎄씨나 키키에서 이나영 씨의 나이스 클랍 화보 사진을 잘라 다이어리에 붙이던 시절에서 잠깐 고개를 까딱했을 뿐인데 유행이 한 바퀴 다시 돌아올 정도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나이스 클랍도 여전히 굳건하고, 이나영 씨도 여전히 연기를 하고 있고, 나도 여전히 (아무튼) 이렇게 존재하고 있으니 이 기묘한 시간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잘 흘려보내고 있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2021년 4월 20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