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두두가 내 이불에 우렁차게 토를 해 계획에도 없이 갑자기 여름 이불을 꺼냈다.
이렇게 된 김에 이불을 벌고 새로 하나 살까, 하다가 어차피 새 이불을 살 거라면 이사 가서 사고 싶은데.
하지만 이미 여름 이불을 꺼냈으니까 원래 사용하던 이불을 버리더라도 당장 새로 사지 않아도 되겠지.
그런데 얼마 전 코인 세탁소에 가서 세탁하고 건조기까지 돌려왔는데 버리자니 조금 아까운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이 커다란 이불을 이고 지고 또 코인 세탁소에 갈 엄두는 나지 않고, 집에서 세탁해서 널어 말릴 기력도 없다.
이불 하나에도 이렇게 고민하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두두는 옆에서 속 편하게 자고 있다.
어제 토한 게 영양제를 바꿔서 그런 건지, 너무 급하게 먹어서 그런 건지 알 수 없어서 오늘은 영양제 없이 다른 캔을 따서 천천히 직접 먹여주었더니 또 언제 토를 했냐는 듯 느긋하고 평온하다.
두부는 새 여름 이불에서 무아지경 그루밍에 빠졌고 이 방에서 고민하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