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4일 금요일

by 백현진

고양이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도 불평불만 하지 않는다.
그저 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찾아 꾸벅꾸벅 졸다가 더워지면 자동차 아래 그늘로 자리를 옮겨 까매진 말랑 발을 핥을 뿐이다.
그걸 보고 있자면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의미를 잃는다.
가진 것이 없어서 걱정할 게 없다는 점에서는 나도 고양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고양이보다 너무 많은 걸 누리고 싶어 하는 걸까?
일단 오늘은 기름지고 칼로리 높은 걸 나에게 먹이고 싶어 피자를 주문했다.
마침맞게 낮잠에서 깨어난 하우스메이트에게도 두 조각 나누어 주고, 치즈 먹고 싶어서 내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든 고양이들에게도 손톱만큼씩 나누어 주고.
우리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은 단잠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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