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도 불평불만 하지 않는다. 그저 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찾아 꾸벅꾸벅 졸다가 더워지면 자동차 아래 그늘로 자리를 옮겨 까매진 말랑 발을 핥을 뿐이다. 그걸 보고 있자면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의미를 잃는다. 가진 것이 없어서 걱정할 게 없다는 점에서는 나도 고양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고양이보다 너무 많은 걸 누리고 싶어 하는 걸까? 일단 오늘은 기름지고 칼로리 높은 걸 나에게 먹이고 싶어 피자를 주문했다. 마침맞게 낮잠에서 깨어난 하우스메이트에게도 두 조각 나누어 주고, 치즈 먹고 싶어서 내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든 고양이들에게도 손톱만큼씩 나누어 주고. 우리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 오늘은 단잠에 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