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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진 Jun 06. 2021

2021년 6월 6일 일요일

오늘은 일찍 잠들어야 하는데 아까 몹시 가열차게 낮잠을 자는 바람에 눈이 말똥거린다.

고양이들 화장실과 화장실이 놓인 세탁실을 한 달에 한 번씩 대청소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한 달의 한 번 대청소가 잦은 건지 적당한 건지(혹은 더 자주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한 달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 버리는 시간이라, 돌아서면 또 청소를 하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바쁘니까, 힘드니까 라며 조금 미루고 싶어지는데 이 청소의 주기가 찾아오면 귀신같이 두두가 눈물을 많이 흘리기 시작한다.

80%만 완성된 채 태어난 두두는 화장실 모래 먼지에 취약한 각막을 가진 것이다.

어제부터 부쩍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오늘 눈 뜨자마자 대청소를 하고, 내친김에 스트레칭도 하고 실내자전거도 30분 타고 일도 좀 하고 그러고 나서 밥까지 먹고 나니 숙면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연유로 일찍 자야 하는데...라고 되뇌이며 맑은 눈을 하고 있지만, 또 내일이면 눈물이 쏙 들어가 보송보송한 두두를 보면서 기뻐하겠지. 그리고 뒤돌아서면 또 대청소의 날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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