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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진 Mar 17. 2023

이제는 못 보네

이 거리를 걸을 때면 언제고 마음이 허물어져 내린다.

걸음걸음마다 그때의 괴로움과 어두움, 막막함이 명징하게 떠오른다. 그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면 내 방 창문틀에 앉아 아무도 없는 밤, 고요히 골목을 내려다보고 있던 두부. 두부, 하고 부르며 크게 양손을 흔들면 흘끗 한 번 내 쪽을 쳐다보던 아름다운 초록빛 눈.

그때 나의 유일한 안온.

이제는 못 보네, 여전히 우네, 몹시도 소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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