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일 화요일

by 백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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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청바지에 맨투맨, 패딩을 껴입고 맨얼굴에는 마스크, 머리에는 모자를 눌러썼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운동화 끈을 꽉 묶고 택배를 보내기 위해 우선 편의점으로.
문이 열리며 딸랑, 종소리에 어서 오세요. 인사하는 직원분께 나도 안녕하세요, 큰 소리로 인사하고
택배를 보낸 후에는 누군가가 우리 집 고양이들이 귀엽다고 보내준 메시지를 읽으며(웃으며) 편의점을 나섰다.
날씨가 추워진다더니 아니나 다를까 훵훵 소리를 내는 찬바람에 드러난 뺨과 귀는 꽁꽁 얼어붙고
으아 춥다며 총총 걷다가 우연히 본 쇼윈도에 비친 나는 앞으로 옆으로 책이 든 가방을 주렁주렁 매단 채로 아주 씩씩하게 걷고 있다.
큰 보폭으로 춥다, 춥다면서 아주 씩씩하게 걷고 있는 나를 마주하자 맞아, 나는 성실하고 그리고 아주 씩씩하게 걷는 사람인데 뭘 의기 소침해있었지 싶은 기분이 든다.
잘 알지 못하는 타인들 말고, 큰 보폭으로 씩씩하게 걷는 나 자신을 믿자고. 그렇게 생각한다.
고집스럽고 낙천적이고 잘 웃고 예민하고
그러면서도 성실하고 건강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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