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평온이 깃들길

by 백현진

아무 일도 없었는데 두두가 갑자기 겁에 질려 소파 밑으로 숨었다. 숨어도 고작 이불 속이나 커튼 뒤에 숨는 게 다인 두두가 소파 밑까지나 들어가게 된 이유는 뭘까. 좀처럼 나오려 하지 않아 알레르기 때문에 금지했던, 좋아하는 간식으로 유인해 겨우 꺼냈다. 두두가 겁먹을까 봐 눈도 마주치지 않고 나는 그대로 돌아 나와 다른 방으로 갔다. 고양이의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가 펼쳐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그럼 두부는 나랑 따뜻한 방에 있지만 배고프던 거리의 시간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걸까 생각했다. 두두는 어쩌면 버려지던 날이라고 느낀지도 모르겠다. 두두가 계속 도망가 두두를 데리러 갔던 친구는 추운 겨울, 밖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고 했다. 그 사람이 두두를 버렸기 때문에 두두가 내게 온 것이지만 두두 입장에서는 버려지지 않고 그 집에서 평생 사는 게 가장 행복했겠지? 그걸 떠올리면 다소 복잡한 마음이 된다. 삶이란 쉽지 않구나 인간에게도 동물에게도. 내 아기 고양이에 영원한 평온이 깃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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