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1일 일요일

by 백현진

영화의 줄거리를 묻자, 그냥 시종일관 때리고 맞기만 한다고 말했다.
그 영화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던가, 그 영화에 나온 누군가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던가.
피투성이에 약간 공포가 있기 때문에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일단 틀어보았는데
원래 이런 장르를 잘 보지 않아서 그런 건지 정말 이렇게까지 맥락 없이 피투성이가 되는 건 처음이다.
이 정도로 길에 보이는 누군가를 이유 없이 치고 박는 거라면 오락실에서 전투를 벌이는 게임과 다를 바가 무언가 싶다가, 바로 그게 영화의 주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취향이라는 건, 바로 옆에 있는 듯 보여도 몹시 멀고도 깊다.
나 자신의 취향도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니.


+사진은 피투성이 영화와는 억만년 떨어진, 오늘 일기 쓰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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