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자마자 고양이들 화장실을 청소하고(눈 뜨자마자 하는 이유는 조금만 지체하면 이것만 하고, 저것만 하고, 밥 먹고, 씻고 어쩌고저쩌고 미루다가 결국 하지 않기 때문에)
고양이들 화장실이 놓여있던 세탁실도 청소했다.
아무래도 세탁기가 고장 난 모양인 듯, 세탁할 때 넣었던 섬유유연제가 녹지도 않은 채 바닥에 고스란히 흘러 굳어 있었다.
영원처럼 나는 거품을 오래도록 물로 씻어내고, 고양이 화장실을 씻는 김에 화장실 청소도 하고 나도 씻고, 옷을 챙겨 입고 아침에 먹을 빵을 사기 위해 동네 빵집으로 향했다.
소시지 빵과 마늘 버터 빵과 치즈 빵들 사이에 외롭게 놓인 깜빠뉴 하나를 발견해 그걸 집고(맛은 깜빠뉴와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건 그것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딸기가 있으니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아 슈크림 빵도 하나 샀다.
바닐라빈과 노란 슈크림이 잔뜩 들어 있는 슈크림 빵은 너무 좋아해서 잘 사지 않는 품목이지만(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는 기분) 오늘은 아침부터 몸을 쓰고, 부지런히 빵집까지 왔으니 특별히 먹어도 괜찮겠지.
아침 찬 공기를 가득 마시고 집에 돌아와 물을 끓인다.
슈크림 빵과 딸기와 차를 챙기고 보니 벌써 11시.
가끔은 늦은 아침 식사도 나쁘지 않겠지 싶은 기분.
요즘은 아침, 뜨거운 차를 마실 때마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일기 쓰는 풍경은 잠든 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