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8일 일요일

by 백현진

집 앞에 커다란 목련 나무가 있어서 해마다 아주 가까이서 풍성히 만개한 목련을 볼 수 있었는데, 작년(재작년?) 겨울 문득 나무를 베어버렸다.
그래서 작년에는 목련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올해도 목련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는 걸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오늘 비가 그친 틈을 타 편의점에 가는 길, 베어진 목련 나무에서 자라난 가느다란 가지들 사이로 몇 송이의 목련이 탐스럽게 피었다.
기대하지 못하던 중 커다란 꽃을 보고 나무마다 자라난 연둣빛 잎을 보고
캣맘분이 오시려면 아직 한 시간쯤 남았는데 배가 고픈 듯 바닥에 떨어진 비에 퉁퉁 부운 사료 한 알을 주워 먹고 있는 코점이에게 주머니 속 츄르를 꺼내 주고
만족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는 충만한 일요일.
비가 그치고 모든 생명이 빛을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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