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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Jan 28. 2023

공평하지 않음의 미학ㅡ40,50대 가장들에게

주체적 삶을 살기 위한 몸부림.

인생은 원래부터 공평하지 않다.

과정도 공평하지 않고, 결과도 공평하지 않다.

어떤 순간에 대처하는 개개인의 역량도 제각각이고,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누군가에게는 위기의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사실 어떤 결과라는 것은

한 순간에 눈에 띄게 드러나기도 하지만,

어떤 결과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서서히, 누군가의 삶을 잠식해가며 더이상 어떤 변화를 꿈꾸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결과를 제 빠르게 받아들이고 승복하며

그 결과에 굴하지 않고 또 다른 수많은 경우의 수를 만들어가는 것도

각각의 역량이며,

그런 역량을 가진 자는 세상이 그를 도와준다.


열 번 넘어져도 열 한 번 일어서 봤는가?

살면서 크게 넘어진 적이 몇 번이나 되나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누군가는 한번도 넘어지지 않을 만큼

평탄한 양탄자가 깔린 길이 기다리고 있고

슬쩍 넘어지더라도 언제까지라도 기다려주고 손 잡아줄 조력자가 존재하기도 한다.


반면 누군가에게는

한 발자국 내 딛기도 전부터 황량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고

우여곡절 끝에 몇 미터 가다가도 커다란 철문에 가로막혀 이내 나아가기를 포기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나아가다가 크게 넘어지고 다쳐 절뚝거리는 순간이 와도

그를 위한 도움이나 손길은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해본다.

'인생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거지?'

'누가 내 인생을 조종하고 있는 거지?'


둘다 어리석은 질문이다.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내 인생을 조종하는 것은

나의 머리와 나의 가슴이고,

내가 나아갈 길을 정하는 것 역시 나의 몫이다.

그리고 평탄하든 험난하든

길을 걸어가겠다고 마음 먹고 한 발자국씩 움직여야 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비록 시작부터 험난 한 가시밭길이었다해도,

중년이 되도록 살아왔다면

어찌됐든 삶을 조종하고 나아가며 넘어지고 일어서서 여기까지 버텨냈다는 말이 된다.


40-50대 가장들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생이 원래부터 불공평하다는 것을 이미 온 몸으로 겪어왔지 않은가.

그 모든 과정과 결과 역시 승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하지만 또 다른 결과는 또 다른 과정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지 않은가.


애초부터 공정한 사회나 타인은 기대하지 말자.

그저, 나 자신에게 충실한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내가 오늘을 살고 있을 뿐이다.


나는 불교적 세계관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문구는 참 좋아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숫타니파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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