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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위로를 받는 시간

고독한 도시인의 비애를 담은 전시회 후기

by 은비령

비 오는 어린이 날,

내 안의 작고 소심한 내면 어린이를 위로하고자

간만에 어렵게 예약한 미술관 전시를 관람했다.


현대 사회의 고립감, 소외감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신사실주의파? 에드워드 호퍼님의 전시였다.


어릴 적 꿈이 화가였었던 시절도 있었고

대학 시절 미술 동아리에서 붓을 잡아보기도 했었지만 미술을 일상으로 삼고 사는 것은 아닌지라

그림은 내게 늘 이루지 못한 꿈 같은 영역이었다.


훌륭한 화가들이 많고도 많겠지만

호퍼 작가님의 그림은 뭐랄까.

"이 장면, 이 구도, 이 색감을 선택하신 마음은 어떤 의도에서였으세요?"

라고 묻고 대화하고 싶은 그림이었다.


마치 작가님의 시선을 따라 한적한 소도시를 , 북적거리는 대도시를 , 영화관을, 극장을, 호텔을 따라다니며 함께 여행한 느낌.

노년 시절 그리신 '오전 7시' 같은 그림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마음이 위로받았다.

'나만 고독한 것이 아니구나 ㅡ . '라는 유대감 때문이었을까.


그래서인지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것도 두렵지 않더라ㅡ

오랜 만에 비 오는 도심 속 숲냄새를 맡으며

'장미빛 인생' 조형물을 보며 설레기도 했다.

그래, 인생은 어디서든 어떤 순간에서든

아름다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밋빛도 한 가지 빛은 아니니까.

나는 나만의 빛을 내며 단아하게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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