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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Jun 21. 2023

당당함 속의 온화함

좋아하는 작가님들 중에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으신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다. 

박완서 선생님이나 앨리스 먼로, 작가는 아니지만 모리스 할머니 (화가) 등...


소싯적에는 작가라면 모름지기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런 카리스마는 어딘가 범접하기 어려운 난해한 철학을 가져야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살다보니, 진정한 카리스마와 깊이 있음은 어려운 것에 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존경하고 싶고 닮고 싶은 '멋있음'은

무언가 아주 온화하고 다정하며 살가운 옆집 아주머니 같은 친근함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박완서 작가님의 경우, 타개하기 직전에조차 그 해맑고 담담한 미소 속에서 순수한 눈빛이 멋지셨다.

피부는 늘어지고, 허리는 구부러질 지언정, 

작가님들의 눈빛은 찬란하게 빛나는 어린아이의 눈동자와 다르지 않았다.

순수하고 당당했고, 정의로웠으며 온화했다. 


최근에, sns나 동영상 플랫폼 속에서 저급한 말들이 오고가는 난잡함을 보고 있노라니,

오늘은 순수하고 다정하며 따뜻한 눈빛이 그리워진다.


마침, 논어에 내 마음과 유사한 구절이 있어 옮겨 적어본다.


정의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의 언동은 당당하다. 
그러나 언동이 당당하다고 하여 그가 반드시 정의롭다고 할 수는 없다.
때로는 오만하고 난폭한 태도가 당당함으로 비치는 경우도 있다.
정의로운 사람은 당당한 태도 속에서도 온화함이 배어나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仁者必有勇 勇者不必有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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