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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Jul 09. 2023

바람 부는 날의 자유

까마귀의 처연한 울음 소리가

산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진다.


스륵스르륵

나뭇잎들이 서로 부대끼며

파도치듯 들썩이며 바람을 맞이한다.


호르르 찌르르 치치-

작은 새들이

나뭇가지 여기저기를

조그만한 두 다리로 바쁘게 뛰어오른다.


젖은 솜 마냥

습한 공기 속에서

땅 가까이 내려오는

거멀건 그림자를 올려다본다.


올 것이 오겠구나.

싶은 찰나에

의외의 손님이 내 몸 사이를 시원하게 훑고 지나간다.


만나보지 못한

자유로움이다.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강한 흔적을 숲에 남기며

비 내리기 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풍경


스산한 초여름의 새벽

장마의 전야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자작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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