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처연한 울음 소리가
산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진다.
스륵스르륵
나뭇잎들이 서로 부대끼며
파도치듯 들썩이며 바람을 맞이한다.
호르르 찌르르 치치-
작은 새들이
나뭇가지 여기저기를
조그만한 두 다리로 바쁘게 뛰어오른다.
젖은 솜 마냥
습한 공기 속에서
땅 가까이 내려오는
거멀건 그림자를 올려다본다.
올 것이 오겠구나.
싶은 찰나에
의외의 손님이 내 몸 사이를 시원하게 훑고 지나간다.
만나보지 못한
자유로움이다.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강한 흔적을 숲에 남기며
비 내리기 전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풍경
스산한 초여름의 새벽
장마의 전야에서 자유를 만끽한다.
(자작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