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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Apr 30. 2022

위험한  첫사랑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면서

노희경 작가의 오랜만의 걸작, 우리들의 블루스.

40대 중반쯤 되어 지칠 로 지친 우리들의 추억의 블루스.


# 한수와 은희편을 보면서.


40대 중반. 기러기 아빠로, 골프 유학 간 딸을 뒷바라지하는 은행지점장 한수.

고향으로 돌아와서 생선장수로 자수성가하고 아직 솔로인 은희를 보면서, 자신이 첫사랑이었던 은희와 추억을 회상하며, 혹은 현실적인 이유로(돈을 빌리려는)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이런 불순한(?) 의도의 나름 순수한(?) 만남을 보면서, 사랑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일까 생각해본다.

한수는 현실적인 문제로 시달리지 않던, 순수했던 고교시절의 자신과 그 시절 친구들이 그립기도 하고, 현재의 문제- 골프 유학을 뒷바라지 하는 기러기 아빠로서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기도 해서 그녀와 추억의 여행을 떠난다. 첫 입맞춤을 했던 고교 시절의 수학여행 장소인 목포로.

추억의 장소에서 추억을 회상하며, 지칠대로 지쳐버린 현재의 이야기를 하는 두 남녀.

과거는 과거대로 아름답기만 하고. 현재 역시 과거의 연장선처럼 이상적으로 빛나기만 한다. 




나 역시, 40대가  되어보니, 어린 시절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고있을까 문득문득 궁금해진다. 동창회도 가고싶고,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학창시절도 그리워진다.

막상 만나보면 부질없고, 후회도 되지만 그럼에도 잠깐이라도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지금과는 달리 아무 것도 바라지도 저울질하지도 않았던 예전의 내 모습이 그리워서일까.


결국 그리운 건, 그 시절, 철없고 순수했던 본연의 내 모습이었던 것이다.

첫 사랑이 아름다운 건 이루어지지 않아서였듯,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답고 천연한 나의 순수의 시절.

우리들의 블루스.


과연 한수와 은희는 과거의 아름다웠던 첫사랑의 기억을 현재에서 어떻게 풀어나갈까.

아름다웠던 순수의 시절을 다시금 회상하여, 그 시절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첫사랑의 추억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이 들어 만나는 첫 사랑이 위험한 까닭은,

몸은 늙어버렸고, 책임져야 할 것들로 가득한 우리들이, 열정으로 가득한 그때 그 마음만 잊지 못해서가 아닐까. 


마음 가는 대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가벼웠던 청춘의 나날들이 그리운 오늘.


드라마의 추억으로, 위험한 첫 사랑에 공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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