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왕자님과 공주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동화 같은 풍경을 보고 싶다.
설령 그것이 진짜 현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잠시잠깐의 신데렐라의 구두 같은 것이래도
순간의 찰나 나마라도
그 신비로운 행복의 순간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때때로, 아니 좀 더 자주,
인생은 지긋지긋하고 영영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시궁창이지만
또 때로 인생은 마법의 묘약 같은 설레는 순간을 선사해 준다.
산책의 즐거움은
그런 곳에 있다.
흘러가는 물결처럼
내 모든 감정의 찌꺼기를
씻어버리고픈 정화의 욕망.
잔잔하고 평화로운
호수 같은 내 마음속에
환상 속의 어렴풋한 성 하나 세워두고픈 마음.
놀이공원의 아름다운 성과
영원의 자연물이 오버랩될 때,
스쳐가는 많은 군중의 인파 속에
그저 나도 흘러가는 하나의 점으로
평범하게 섞일 수 있을 때,
그런 날
가벼운 발걸음은
무거운 생도 가볍게
새로 태어나게 해 준다.
호숫가의 산책은
내 삶을 정화하는 것에
본연의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