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비령 May 19. 2024

인생은 놀이동산

호숫가를 산책하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왕자님과 공주님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동화 같은 풍경을 보고 싶다.


설령 그것이 진짜 현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잠시잠깐의 신데렐라의 구두 같은 것이래도


순간의 찰나 나마라도

그 신비로운 행복의 순간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때때로, 아니 좀 더 자주,

인생은 지긋지긋하고 영영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시궁창이지만

또 때로 인생은 마법의 묘약 같은 설레는 순간을 선사해 준다.


산책의 즐거움은

그런 곳에 있다.


흘러가는 물결처럼

내 모든 감정의 찌꺼기를

씻어버리고픈 정화의 욕망.


잔잔하고 평화로운

호수 같은 내 마음속에

환상 속의 어렴풋한 성 하나 세워두고픈 마음.


놀이공원의 아름다운 성과

영원의 자연물이 오버랩될 때,


스쳐가는 많은 군중의 인파 속에

그저 나도 흘러가는 하나의 점으로

평범하게 섞일 수 있을 때,


그런 날

가벼운 발걸음은

무거운 생도 가볍게

새로 태어나게 해 준다.


호숫가의 산책은

내 삶을 정화하는 것에

본연의 목적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