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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Jun 18. 2024

연애와 결혼과 이사의 상관관계

최근 읽고 있는 소설 제목은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다.


꼭 지금 내 처지 같아서 제목을 보자마자

줄거리나 등장인물은 짐작도 않고 골라왔다.


책 속 주인공은 40대 후반의 출판편집자이다.

성향이 다른 이성적인 금융전문가 아내와 이혼하고

고급 아파트에서 한적한 농가로 이사를 감행한다.

집값이니 투자가치니 매도 계획이니 이런 걸 신경쓰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그저 숲 옆에서 생각할 여유가 있는 고독한 독거살이를 시작한다.


책 속 주인공이 읽는 또다른 책의 작가는

40대의 나이에 연애와 결혼을 3번 반복하고

'미친 사랑'과 같은 소설을 연재하다

막판에는 동생과 절교까지 하며 '그늘에 대하여'라는 글을 연재한다.


공통점은 무엇일까?

책 속 주인공과 또다른 책의 저자와

그 이야기들을 읽고 있는 현재의 나.


결혼과 연애라는 사건은

인생에서 결정적인 만남이자 중대한 변곡점이다.

어떤 성향의 상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주거지는 물론 생활방식, 삶의 가치관도 달라진다.


평생 한번의 결혼으로

삶의 방향이 일치하고 걸어갈 길에 대해,

살고싶은 집의 종류와 위치에 대해 합의가 잘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래도 화려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안정과 정착은 어울리지 않는 함수가 아닐까

우리가 평생 거쳐갈 집의 갯수는 얼마나 될까.

그 집들 안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될까.


공간이 주는 변화와 영향은

실로 거대하다.


그렇다고 이사를 밥 먹듯 할 수도 없겠지만

책 속 주인공처럼

진정으로 나다운 것을 위해

가졌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새 둥지에서 삶을 시작하는

용기도 때로는 필요하지 않을까.


문득, 고요한 숲이 있는 길 옆에

자그마한 오두막집 한 채 짓고싶어진다.

40대는 그런 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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