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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Aug 14. 2024

인생찬가

내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편지

아들아,

누군가는 미래에 대해 무수한 불안을 말하지만

사실 인생은 아주 살아볼 만한 귀한 기회란다.


엄마가 너를 낳아 키우며 느꼈던 행복감만큼

인생이라는 여행길에는 곳곳에 숨겨진 보물들이 있어.


네가 앞으로 만나게 될 소중한 인연들이 그렇고

경험하게 될 새로운 진귀한 경험들이 그렇단다ㅡ


하지만 인생은 자신을 알아볼 혜안이 있는 자에게만

그 기쁨과 충만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늘 눈을 크게 뜨고, 가슴은 활짝 열어두어야 해.


어깨와 허리를 바르게 하고 꼿꼿이 걷다 보면

건강도 지킬 수 있지만,

자신감과 정의로움, 당당함, 기회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첫 번째 보물을 얻게 된단다.


인생길은 때로 교차로를 보여주기도 해.

다 함께 걷던 동료들이 어느새 각자 제 갈길을 찾아 떠나게 되지.

그럴 땐 옆을 보지 말고 뒤도 보지 말고 앞만 보며 걸어가렴.

어디가 앞이냐고?

그건 내 가슴속 심장이 알려줄 거야.


길이란 건 놀랍게도 없던 길이 생기기도 하고

광활할 것 같던 대로가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단다.


하지만 놀랄 건 없어.

변화라는 보물에 익숙해지면, 또 다른 세상을 즐기게 되니까.


그 여정에서 너무 서두르지는 말길 바란다.

앞만 보고 뛰어가는 사람은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들과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의 형이상학적인 균형미를 못 보게 되거든.


때로 인생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간에서

머무르게도 하고,

때로는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들을 사랑하게 되기도 한단다ㅡ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은

네 마음에 달렸지.

되도록이면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의 품위를 잃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길 바란다.

그 두 가지를 제외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든

너에게 주어진 자유니까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짓눌려 인생을 낭비하지 않길 바라.


아들아,

엄마의 엄마께서 말씀하시길

건강히 살아있을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고 하더라.

그 무엇보다 가장 귀한 보물은 바로

건강과 시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라.


그리고 살아있는 한

가능한 한 많은 곳에 발을 디뎌 보고

세상의 수많은 향신료들을 통해 미각을 넓혀가길.


구부러진 길과 둥근 모래가 있는 길과

끝없이 펼쳐진 빛이 반사하는 사막과

빙하가 녹아 만들어졌다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남태평양의 외딴섬에서 바다 생물들과 만나도 보길.

고산지대의 상쾌한 숲 내음도 맡아보고

그곳에서 자란 고요함을 머금은 찻잎도 음미해 보길.


그리고 그 모든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들에 머무르며

걱정을 씻어내며 인생을 즐기기를.


혹시나 네가 자라 삶의 중간 행로에 어들었을 때

현실에 찌들어 어릴 적 품어온 꿈을 잊고 살지는 말길.

인생은 되돌릴 기회는 없으니까 말이야.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너 자신이란다.


부디 너의 인생에 고난이나 시험은 존재하지 않길.

하지만 만약에라도 깊은 위기의 골짜기에 빠진다면

어디서든 너를 구원해 줄 신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말길.


그리고 끝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말길.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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