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누군가는 미래에 대해 무수한 불안을 말하지만
사실 인생은 아주 살아볼 만한 귀한 기회란다.
엄마가 너를 낳아 키우며 느꼈던 행복감만큼
인생이라는 여행길에는 곳곳에 숨겨진 보물들이 있어.
네가 앞으로 만나게 될 소중한 인연들이 그렇고
경험하게 될 새로운 진귀한 경험들이 그렇단다ㅡ
하지만 인생은 자신을 알아볼 혜안이 있는 자에게만
그 기쁨과 충만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늘 눈을 크게 뜨고, 가슴은 활짝 열어두어야 해.
어깨와 허리를 바르게 하고 꼿꼿이 걷다 보면
건강도 지킬 수 있지만,
자신감과 정의로움, 당당함, 기회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첫 번째 보물을 얻게 된단다.
인생길은 때로 교차로를 보여주기도 해.
다 함께 걷던 동료들이 어느새 각자 제 갈길을 찾아 떠나게 되지.
그럴 땐 옆을 보지 말고 뒤도 보지 말고 앞만 보며 걸어가렴.
어디가 앞이냐고?
그건 내 가슴속 심장이 알려줄 거야.
길이란 건 놀랍게도 없던 길이 생기기도 하고
광활할 것 같던 대로가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단다.
하지만 놀랄 건 없어.
변화라는 보물에 익숙해지면, 또 다른 세상을 즐기게 되니까.
그 여정에서 너무 서두르지는 말길 바란다.
앞만 보고 뛰어가는 사람은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들과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의 형이상학적인 균형미를 못 보게 되거든.
또 때로 인생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간에서
머무르게도 하고,
때로는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들을 사랑하게 되기도 한단다ㅡ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은
네 마음에 달렸지.
되도록이면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의 품위를 잃지 않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길 바란다.
그 두 가지를 제외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든
너에게 주어진 자유니까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짓눌려 인생을 낭비하지 않길 바라.
아들아,
엄마의 엄마께서 말씀하시길
건강히 살아있을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고 하더라.
그 무엇보다 가장 귀한 보물은 바로
건강과 시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라.
그리고 살아있는 한
가능한 한 많은 곳에 발을 디뎌 보고
세상의 수많은 향신료들을 통해 미각을 넓혀가길.
구부러진 길과 둥근 모래가 있는 길과
끝없이 펼쳐진 빛이 반사하는 사막과
빙하가 녹아 만들어졌다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남태평양의 외딴섬에서 바다 생물들과 만나도 보길.
고산지대의 상쾌한 숲 내음도 맡아보고
그곳에서 자란 고요함을 머금은 찻잎도 음미해 보길.
그리고 그 모든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들에 머무르며
걱정을 씻어내며 인생을 즐기기를.
혹시나 네가 자라 삶의 중간 행로에 접어들었을 때
현실에 찌들어 어릴 적 품어온 꿈을 잊고 살지는 말길.
인생은 되돌릴 기회는 없으니까 말이야.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너 자신이란다.
부디 너의 인생에 고난이나 시험은 존재하지 않길.
하지만 만약에라도 깊은 위기의 골짜기에 빠진다면
어디서든 너를 구원해 줄 신이 있음을 믿어 의심치 말길.
그리고 끝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과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말길.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