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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거나 멀거나

지극히 가까운 관계의 이별

by 은비령

연인이든 부부든, 가족이든.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가 지극히 가까운 관계들은

이상하게 "적당히 거리두기"가 너무 어렵다.


오로지 매우 친밀하고 가깝거나

서로 앙숙이 되어 소원하고 멀어지거나.

둘 중 하나가 되기 쉽다.


연인 사이라면 그저 둘 사이의 이별로 끝낼 수 있지만

부부 사이라면 더 큰 고통과 절차가 필요하고

가족 사이라면 차마 끊어낼 수도 없는 인연에 평생을 원망하며 눈을 감는 날까지 괴로울 수도 있다.


사실 내게 힘든 인연을

굳이 이어가고싶은 마음은 없지만

살다보면 싫은 인연도 버거운 인연도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관계에서 얻는 스트레스를 피하고자

아예 관계를 안 맺고 홀로 살아감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내 경우에도 그렇다.


가깝고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나만의 영역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심리적 거리두기가 절실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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