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해체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삶.
자기 인식을 해 가는 첫 번째 여정은, 스스로에 대해 여과 없이 질문하는 것이다.
'내가 이 나라에 대해, 이 경제적 성장에 대해, 이 정당에 대해, 내 결혼 생활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요?
확실하다고 믿어오던 것들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증거를 찾아가는 동안 나는 그 확신들이 변화할 수 있는 내적 과정의 문을 열게 됩니다. (19p)
두 번째 여정은. 의외로 '문학 작품 읽기와 소설쓰기'에 있었다. 처음 언어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언어가 표상할 수 있는 내적 심오함 때문이었다. 좀 고상하게 말해 '지적 사고 장치'가 되고, 얕은 정신 세계를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까.
지루했던 학창시절, 늦여름의 졸렸던 7교시 국어 수업 중에 '이상의 <권태>'라는 작품을 접했는데, 그때 그 수필 한 편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삶을 더 깊숙히 이해하게 되고, 글의 힘이 가진 생각의 확장으로 인해, 나의 자아도 넓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작가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문학이, 아니 오직 문학만이 우리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절정을 향한 드라마적 전개이며, 이 부분이 자아상의 핵심을 조명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명확한 정체성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데에 독서보다 좀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이야기를 직접 쓰는 것입니다. ....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내적 검열의 경계를 느슨히 하고, 평소라면 무언의 어둠 속에서부터 경험을 물들이던 것을 언어로 나타내야 합니다.....
소설 한 편을 쓰고 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이전의 그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29p)
소설 한 편 쓰고 죽을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사치스런 또 하나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