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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 Jun 10. 2022

나는 새 나라의 어른이가 될 테야

새벽 5시에 시작하는 원더풀 모닝

김유진 변호사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올 1월에 읽고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한 지 6개월째에 접어든다.


5달 동안 나의 삶이 천지개벽한 것은 아니지만(그것을 기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래도 소소하게 입가에 미소를 띄울 만한 좋은 변화가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꾸준히 실천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는 새 나라의 어린이가 될 테야

새벽 5시에 일어나려면 전날부터 준비가 되어야 한다. 자정쯤에 잠들면 당연히 실패할 확률이 높다. 권장 수면시간이 8~9시간이라는데, 5시간만 잔 상태로는 내 이성이 본능을 거스르기가 어렵다. '5분만...'이 아니라 그냥 아예 '내일부터'로 타협하게 되는 현실. 실제로 늦게 잠이 든 다음 날은 알람을 아예 못 듣기도 했다.






좋은 습관의 연쇄작용

일찍 자게 되면 좋은 점. 유튜브 알고리즘에 복종하며 시간을 죽이지 않게 된다. TV 취향 맞지 않는 남편 덕에 침대에 일찍 누웠는데 잠은 안 올 때. 검색 기능을 이용하지도 않고 유튜브 추천에 따라 동영상을 보다 보면 1시간 2시간이 훅 간다. 그렇게 누워서 핸드폰 오래 보다가 다음날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던 건 나뿐만은 아닐 거고. 일찍 자겠노라 맘먹으면 결국 밤늦게 '죽이는 시간'을 죽이게 된다.



졸렸는데 아파서 잠이 깨게 되는 현실



좋은 습관을 거절하는 나의 육체를 거절한다

대부분 자정을 넘겨 잠이 들었던 사람이 갑자기 10시부터 잠이 올 리가 없다. 침대에 누워는 있으나 잠은 오지 않고 양을 세어도 한두 시간은 뒤척였는데, 이런 날들을 보내면서도 일찍 일어나다 보니 수면시간의 부족과 갑자기 달라진 생체리듬으로 2월 초까지 입안 여기저기 빵꾸가 났다. 잇몸도, 혀도, 입 안도 헐어서 좀비처럼 피곤한 상태가 근 한 달간 지속되었다.



응, 이제 MP 필요 없어

새벽 5시 기상을 실천한 지 한 달이 지나니 몸도 적응해서 피곤하지 않게 되었고, 무엇보다 일어나는 데 의지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주말에는 잠을 조금 보충하고자 보통 6~7시에 일어나는데, 주말마저도 5시면 눈이 떠질 정도로 생체 리듬이 안정을 찾게 되었다.


좋은 습관을 갖게 된다는 건 결국 그 일을 하는데 아무런 고민이나 의지를 쓰지 않아도, 힘들이지 않고 해낼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쇼핑할 때 옷 고르는 것마저도 의지력이 필요해서 많은 옷을 보고 나면 피로해지는데, 본능을 거스르는 일들은 말할 것도 없다. 







노랫말이 말을 거는 시간

헐레벌떡 일어나서 초조하게 시계를 보며 출근한 후, 커피 한 잔 드링킹 하며 곧바로 업무에 돌입하던 생활에서, 내가 좋아하는 차분한 노래를 듣고 차 마시고 성경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정신적 여유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머릿속을 비우고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것만큼 진정한      휴식은 없다. 그리고 나는 이런 진리를 새벽에 가장 크게 느낀다. <나의 하루는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된다>


모두 잠든 고요함 속에 헤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면 공기 중에 흩어졌던 가사들이 나에게 말을 건다. 노랫말 속에 치유를 얻고, 지금 내 자리와 모습에 대해 사색하게 되고, 조금 더 누군가를, 혹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해 뜬 후 일상에서 이런 시간을 가지기엔, 우린 너무 바쁘다.



절대 침해받지 않는 소중한 시간의 확보

4살짜리 딸을 키우는 내 친구는 애가 잠든 후 밤에만 통화가 가능하다. 강아지 키우는 것을 육아에 비하겠냐마는, 우리 집 강아지도 아이 못지않게 내 관심을 갈구한다. 퇴근 후 저녁 산책 및 놀아주기가 끝이 나도, 어떻게든 내 무릎 사이에서 잠들고 싶어 한다. 낑낑대는 소리를 듣는 것만도 내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퍽 어려워진다.


어떻게든 내 몸에 붙어 있겠다는 굳은 의지




다행히 강아지도 새벽 5시에는 쿨쿨 잔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내 시간의 확보, 정말 꿀이다. 나는 이 시간을 이용해 출근 전 프랑스어를 1시간씩 공부하고 있다. 영어보다 논리적인 언어의 매력에 끌렸달까.


일찍 일어나서 내 시간이 확보가 되니, 공부하는 습관을 추가로 또 들일 수 있게 되었다. 






실행력만 갑인 나는 끈기와 지속력이 젬병이었는데, 올초 남편과 떨어지게 되면서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게 되어서 감사한 일이다. 


좋은 습관 하나 생겼다고 다른 사람이 눈치챌 정도로 내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매일 하루를 촘촘히 살 수 있는 것, 오늘 하루 뿌듯한 일을 하나 이상 하게 되는 것, 어제처럼 오늘도 노력하며 하루를 살게 된 것에 감사하며 조금씩 나아가 보려고 한다.


이런 하루하루가 쌓이면 나중에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테니까.


-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라. 좋은 날을 하나씩 쌓아 좋은 인생을 만들어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충분하다. 
- 최소한 하루에 한 가지는 매력적인 일을 하라. 그런 노력이 우리를 탁월하게 만든다. 언제인지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탁월해야 한다.
- 연습을 사랑해야 한다. 연습은 반드시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을 선물로 주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10센티미터만 앞으로 더 나가라.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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