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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치 Feb 09. 2020

모녀 삼대가 사는 집, 요즘 좀 시끄럽다.

갈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이 시끄럽고 슬프고 예민한 시기이다.

회사일도 프로젝트가 한참 진행 중이라 다들 정신없고 예민하다.

그래서 집에 오면  편히 쉬고 싶은데 일을 다시 시작한  3개월.. 집에 있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쉬는 동안은 내가 일을 시작하면 삶은 규칙적이고 안정적이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불안했던 내가 일단 안정을 찾음으로써 엄마는 엄마대로의 책임을 하시고, 아이도 내가 일을 그만두기 전의 루틴으로 돌아갈 거라 기대하는데 일말의 의심도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엄마는 아이와 씨름하다가 최후의 “엄마에게 이르기(나에게 전화해 소리지르기)” 카드를 계속 꺼내셨고,  일하다 거친 전화를 받는 일이 점점 많아졌고 지쳐갔다.


사건은 주로 이렇게 이루어진다.

- 아이는 집에서 노는  좋아한다. 만화 보고 그림을 그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다.

- 그러다 무언가 해야 하는 시간이 되면, 입을  닫고 망부석이 되어버린다.

- 그전에 시간을 정해두고 했던 놀이여도, 막상 준비해야  시간이 되면 하기 싫어지는 거다.

- 어른의 입장에선 복장이 터진다.

- 좋게 시작한 말이 나중엔  소리가 되고 아이도 화내는 할머니에 불만이 생겨 따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안에 논리는 없다.)

- 화가  엄마는 나에게 전화를 해서 화풀이를 하신다.

-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괴롭다.

- 아이에게 전화를 해보아도 받지 않고,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도 끊어버리신다. (연인, 친구, 가족, 누구와도 갑자기 전화를 끊는   좋다.)


이런 일이 있는 날은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 가지 고민과 함께 집에 오게 된다.

- 내가 아이를 키운다면, 돈은 누가 벌어야 하지?

- 집에서 돈을   있는 방법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생활을  수준까지 벌려면 도대체  년이 필요할까?

- 금전적인 게 해결이 되어 내가 집에 있게 된다면, 그게 내가 원하는 일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 엄마를 육아로부터 해결해   있는 방법은? ( 전에 대학생 선생님을 고용했었지만 같은 집에 있는  불편해하셨다.)


답이 없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최근에 이런 결론을 내렸었다.

“10년만 죽은 듯이 살자.  책임을 다해 아이가 대학 갈 때까지만 뒷바라지 하자. 그리고 후련하게 하늘나라에 가면 좋겠다.”


10년만 내려놓고 살자고 맘먹으니  편해지는  같았다. 집에 오니 언제나 그렇듯이 엄마와 아이는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싸웠다가  금세 깔깔대다가.. .. 아이도 엄마도 불같은 성격에  순간을  견디고 상대방의 마음을 할퀴는 것이다. 그리고  할큄은 고스란히 나에게   아픔으로 온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수도 있다.

그래도 친정엄마가 봐주시는  어디야.”


맞다. 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 집은 구조가  다르다.

나는 아이의 보호자이기도 하지만 엄마의 보호자이기도 하고 가장이다.

일반적인 가정의 아빠 역할을 해야 하는 거다. 감사하고 미안하지만, 아이를  동안 돌봐주시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기도  거다.


어제도, 오늘도 역시 고집을 피우는 아이와 큰소리가 여러 번 났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아이의 모습과 학교, 학원과 교회에 가야  때의 아이의 모습의 차이가 너무 크다.

오늘은 내가 있으니 나부터도 아이를 씻기려다 포기하고 말았다.

 엄마와 스타일이 달라, 계속 잔소리하는  아닌 약속을 정해두고 그걸 지키지 못할  “그래? 그럼 가지 . 그렇지만 이제 oo  가는 거야” 라며 못을 박는데 아이는 그런 나를 무서워한다.

그래서인지 할머니에게 달려가는  같았는데, 느닷없이 아이에게 화를 내는 엄마에게 나도 놀랐다.

나와 아이가 하는 소리를 듣고 감정이입이 되신 것인지, 오늘 아침의 일과 상관이 없던 상태에서 아이에게 화를 내신다.

결국 엄마와 나와 티격 티격 하게 되었다.


아이는 교회를 가지 못했고,  식구의 마음엔 생채기만 남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일하는 엄마로서 주말이라도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주기 위해 피곤해도 노력했었고, 제한이 많았던 나의 어린 시절이 그리 행복하지 않았기에 웬만하면 아이에게 자율권을 주려고 했다.

내가 일하는  문제인 걸까. 아니면 정말 아빠가 없기 때문인 걸까. 


아이가 사춘기를 무사히 보낼  있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 10년만 살자고 마음먹은  꿈에 작년에 돌아가신 막내 고모가 나타났다.

30대의 모습으로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예쁘게 꾸민 고모는 나를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셨고 활기차 보이셨다.

고모와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내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갑자기 “ 너무 살고 싶어하시면서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셨다.

그게 너무 슬퍼 잠이  한참을 울었었다.


20 중반에 고모부가 간경화로 돌아가시고 5 딸을 혼자 키운 고모, 보험 판매에서 시작하여 나중에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 이제 그냥 편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데.

작년  발견된 췌장암으로 6개월을 투병하시다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고모가 나에게 엉뚱한 생각 하지 말라고 얘기해주러 꿈에 나타난  같았다.

혼자 딸을 키우면서 힘들었고 이제  딸도  자라 편하게   있는데, 얼마나  살고 싶으셨을까.


 개꿈만 꾸는 나인데,  먹먹하고 위로가 되는 기억이다.





마음 정리를 해보려 글을 썼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이러다 우리는 화해하고, 이게 행복이다 하겠지.

앞으로도 답을  찾을  같다. 그저 서로 상처를  주기 위해 각자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뿐.


세 식구 여행이 일주일 남았다.

부디 우리 관계에 긍정적인 행복한 여행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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