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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Dec 24. 2024

<최신유행> 가사를 바꿔 부르는 이유

https://youtu.be/w96f3bPjnH0?si=PnQhha3YM4Le2LQU


 오는 12월 26일 전기뱀장어의 단독 공연에서 공연할 예정인 곡 중 <최신유행>이라는 노래가 있다. 2012년, 그러니까 12년 전에 발매한 전기뱀장어의 노래인데 나름대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은 노래임에도 근래에 공연하지 않은 이유는 가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 정도의 노출쯤이야 아무렇지 않다는 니가

자꾸 짧아지는 치마 하얗게 드러난 니 어깨가

나는 맘에 들지가 않아 너를 빼앗기는 느낌 같은

내 속 좁은 맘이 너의 맘에 전해질까"


 노래를 발표할 때는 문제의식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무대에 올리지 않으려 해왔는데, 오는 공연에서 활동 초기곡들을 연주할 예정이 있어 이 곡을 셋리스트에 넣었다. 대신 가사를 이렇게 바꿔 부르려고 한다.


"이 정도의 거짓쯤이야 아무렇지 않다는 니가

자꾸 편해지는 기준 하얗게 드러난 니 속내가

나는 맘에 들지가 않아 너를 빼앗기는 느낌 같은

내 속 좁은 맘이 너의 맘에 전해질까"


 밴드 멤버들이 함께 다듬고 최종 승인한 곡인 이상 누가 가사를 지었든 나를 포함해 발표 당시의 멤버들에게 두루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전기뱀장어는 1인 체제의 밴드이기 때문에 밴드를 대변해서 이 글을 쓰고, 개사한 가사로 공연을 하려고 한다. 혹시나 어느 시점이든 이 곡의 가사로 인해 아쉬움을 느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이번 개사가 조금은 마음 놓이는 그런 일이었으면 좋겠다.


2024년 12월 25일 황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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