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연세 매물 찾기
제주에서 집을 구하기까지
자 제주로 오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실제 제주 살이를 해야 하는 날짜까지는 고작 2개월 반 정도가 남았어요.
자, 이제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한담?
첫 번째 민박집은 사실 제가 주인장이라기보다 지인이 인수받은 민박집을 제가 관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집에 머물 수가 없었어요.
자 그럼 너무나도 잘 아시겠지만 검색하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농어촌 민박>의 뜻을 제가 바로 적어보겠습니다.
농어촌 민박 사업:
농어촌 지역과 준 농어촌 지역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이용해서 농어촌 소득을 늘릴 목적으로
숙박/ 취사시설/조식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네, 실제 주인분은 낮에 다른 일을 하시는 것이 있기에 실제 입퇴실을 준비하고 관리를 하는 몫은 제가 되는 거였어요.
오히려 아무런 연고도 없고 해 본 적도 없는 새로운 일을 하는데에 제가 바로 내려가서 거액의 비용을 들여 민박업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일을 배우면서 시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농어촌 민박업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개인의 자질(?)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겠지만
어찌 됐던 제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스펙(?)을 보니 이 일을 더할 나위 없이 잘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고 믿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살아야 할 집을 찾아야 했습니다.
다만 아직 뭍에서 하고 있던 일을 정리하는 단계였기에 제주 지리를 전혀 모르던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인터넷 검색창만 뒤척이고 있었죠.
좋은 부동산을 찾는 것도 어렵다니
그때부터 저는 네이버가 아닌 제주 교차로를 통해 집을 알아보게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살 집을 이렇게 알아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보통은 근처 부동산에 문의하면 알아서 찾아주니 두세 군데 돌아보고 마음에 드면 계약하는데
제주에서 살 집을 구하는 건 혹시나 사기당하는 건 아닐까도 엄청 고민되기도 했고
지역별로 동선을 어떻게 짜야할지도 몰라서 정신이 없었거든요.
자, 그럼 제가 부동산을 통해 집을 알아본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1. 부동산 몇 군데와 연결해보고 마음에 드는 부동산 중개업자와 하루 플랜을 짭니다.
-살고 싶은 지역/가용범위의 비용/ 필요한 방의 개수와 집의 형태/반려동물 가능 여부/ 풀옵션인지 아닌지
살고 싶은 지역은 당연히 일하는 곳과 가까워야 하겠죠? 제주는 차로 30분 거리는 정말 엄청나게 먼 거리니, 집과 직장은 아무리 멀어도 20분 안쪽으로 찾는 게 좋아요. 가용할 수 있는 비용과 필요한 집의 형태나 내부 구조는 다를 수 있어요.
꼭 알아보셔야 할 것은 반려동물 가능 여부(반려동물이 있다면), 그리고 풀옵션 여부를 확인해야 해요
저는 일 년 살기를 할게 아니라 아예 눌러 살지도 모른다는....(적어도 5년은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려온 거라 뭍에서 쓰던 짐을 다 옮겨와야 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풀옵션 집이 너무 불편했어요.
나와 맞지 않는 불편한 침대와 성에 안 차는 주방 가전제품들, 겹치는 책상들과 장... 버릴 수는 없는데 어디에 또 둘 수도 없는 가구들이 있어서 처음에 정말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옵션 여부는 꼭 확인해주세요.
저는 처음 이사한 집주인분께 반 이상은 빼 달라고 요청하느라 얼마나 민망했는지 몰라요.
2. 이렇게 동선을 짰어도 검색은 꾸준히 해보시고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 1번의 중개업자분께 이 집도 볼 수 있는지를 요청합니다.
부동산 매물은 갑자기 나와요. 그리고 갑자기 나가죠. 저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검색했어요.
검색어도 다양하게 <제주 연세/ 제주 년세/ 애월 연세/애월 년세/ 애월 임대... 등등등> 그리고 신규로 올라오는 매물들을 약속했던 부동산 중개사님 께 물어봅니다.
"중개사님, 여기 새로 올라온 집이 있는데 이 집도 알아봐 주시면 어떨까요? 가보고 싶어요."라고 말이죠.
어차피 요즘은 부동산들끼리도 정보를 주고받고 계약도 함께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는 올 해도 그렇지만 거래하는 부동산보다 더 빠르게 새로운 집들을 찾아 오히려 역으로 질문하곤 했어요.
제가 매우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부동산에서도 더 좋은 물건이 나오면 이야기도 해주고 , 본인이 더 연결해서 알아봐 주시기도 하더라고요. 부동산에서도 미처 사이트에 올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매물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도 보여주셨어요.
3. 직접 가서 적어도 20분 이상은 머물러보세요.
아무래도 서울에서 제주로 집을 보러 오게 되는 경우 여러 군데를 돌아봐야 한다는 점, 그리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될 사람들)들, 서로 시간들이 맞아야 하기에 생각보다 많이 돌아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리만 손님이 아니다 보니 부동산 쪽에서도 적당히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요.
계약서에 도장 찍기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 계약금을 날리고 파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서로 바쁘다는 것을 알지만 직접 가서 20분~30분은 머무르시는 걸 추천해요. 더욱이 제주는 비행기 항로 아래에 위치한 집들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위치일 것 같은 곳이라면 몇 대의 비행기가 지나갈 때까지 머물러보시는 것도 좋아요.
빈 집이면 집에서, 이미 누군가가 살고 있는 곳이라면 그 근처에서라도 꼭 기다려보세요.
처음에 본 집은 너무나 마음에 들었는데, 날아가는 비행기의 배가 보일만큼..... 비행기와 집이 가까워서 기겁을 하고 다른 집으로 골랐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처음 그 집을 본 날은 집이 너무 예뻐서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혹시 몰라 일주일 정도 텀을 두고 다시 가봤을 때, 비행기가 지나는 걸 알았어요. 비행기가 지날 때마다 옥상에 그림자가 어린다?! 행복한 제주생활은 못할 것 같아 포기!
4. 계약할 곳은 따로 있다.
이게 되게 재미있는 건데요, 이렇게 열심히 부동산도 알아보고 집도 알아보다 보면 정말 열심히 찾아주신 분들과 희한하게도 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요 아주 심플하게 한두 번 만에 쉽게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생겨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를 위해 노력해주신 분들의 노고에는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지만 단번에 마음에 드는 집을 추천해주시는 곳도 있으니.... 집에 따라 결정하시는 게 포인트.
그리고 너무 좋은 중개사님들은 따로 메모해두었다가 다음 해에 다시 한번 연락드려서 인연을 이어가면 좋더라고요.
그래서 구한 첫 번째 우리 집
우여곡절 끝에 얻게 된 첫 번째 집은 바로 금악리에 있는 집이었어요.
제가 위에서 처럼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금악리에 집을 얻었기 때문이었죠.
당시 비행기 배가 보이는 집을 보고 충격을 먹었던 터라,
'비행기 소리가 나지 않는 곳'이 1순위였고
혼자 사는 것은 위험하니 곧 함께 살 메이트가 와야 했기에 방은 여러 개였으면 좋겠으며
그래도 제주살이인데, 풍경이 제주스러웠으면 좋겠다
이게 집 구하는 조건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자신 있게 말씀드린 직장과 집의 거리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주변 환경과 인프라 역시 채 알아보지도 못한 채,
이제는 정말 이사 갈 집을 계약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촉박했다는 압박에
금악리에 집을 얻었어요.
물론 집은 전혀 문제없었습니다.
신축 타운하우스에 비행기의 배도 보이지 않았고 풍경은 제주스러웠으며
(심지어 저는 지금도 여전히 노을이 예쁜 집으로 그 집을 기억하고 있어요)
방도 세 개나! 집도 얼마나 예뻤는데요~~~~
그런데 이사 오고 나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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