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여기에서 무언가가 흐르고 있어야 한다면,
그건 피가 아니다.'
이 문장을, 그러니까
새벽 4시15분에 눈이 떠진 어느 날 느닷없이 피대신 무엇이 흘러야 하나 생각했다.
가로 254mm, 세로 374mm 신문지 절반 크기의 Tabloid지에 없었던 건 무엇일까.
캔버스와도 같았던 그의 상의에 그려져야 했던 것.
이 책 속에 시도때도없이 나오는 '거의'가 아닌 '전부'에 필요했던 것.
훼손당한 어떤 이의 명예를 회복키 위해 사실확인서를 써준적이 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징그럽도록 집요하게 파헤쳐지는 그림은 피해자의 명예가 아닌 어떤 프레임이었다.
관계, 연관, 앞뒤, 가닥.
우리는 종종, 아니 자주 그것들을 보려하지 않는다.
남은 피 대신 흘러 넘쳐야 했던 것.
그것은, context
맥락이다.
《카타리나블룸의 잃어버린명예》하인리히 뵐
2024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