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여름방학2 | 당꾸
켄터키 옛집에 햇빛 비치어 여름날 검둥이 시절 반지하집 돗자리 걷어제끼며 하루를 시작했지. 두 시에만 나오는 수돗물. 물당꾸 당번은 왜 만날 나여야 하나. 질문하지 못한 무화씨는 아빠에게 향했어. 나 시계 그려줘. 손목에 내려앉은 모나미 깜장 볼펜 시계. 저 새가 긴 날을 노래 부르고 옥수수가 벌써 익어도 무화씨의 하루는 언제나 두 시.
철강산 거룩한 밤 거룩하여도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금강산 찾아 가자. 고무줄은 왜 이다지도 약한지. 왜 늘 꼬인 인생처럼 풀리지 않는지. 금강산은커녕 황령산까지도 못 가겠어. 입으로 풀어헤쳐 묶고 무화씨는 새롭게 탄생해. 까맣게 올라간 입꼬리. 거룩하게 멤버 선발 중인 조커가 말하지. Put on a happy face. 행복한 표정을 지으렴. 지금은 그저 찔리는 연습 중이야.
찬장 열어 나트륨 듬뿍 든 반찬. 찬 밥 한 그릇 밀어 넣고 형광색 채집통 옆구리에 차고 뒷산에 올라. 귀옆에 살면서 도무지 보이지 않는 매미 녀석. 야속한 숨바꼭질에 지쳐 나자빠져 하늘을 봐. 저어머얼리 하아느을에 구우르음이 간다. 도대체 어디에 숨었나. 못 찾겠다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수울래. 푸른푸른푸른산은 아름답고 토끼구름 나비구름 짝을 짓는데.
엄마가 섬그늘에 장사하러 가면 무화씨들은 외로이 남아 집을 보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길을 나섰지. 바아람이 머물다간 골목길에 모락모락 피어 나는 저녁연기. 지축을 울리는 엄마의 발소리. 딱복 든 까망 봉다리 소리 바스락바스락 들리면 나는 조금 설레었어. 수박 사러 가자. 오늘의 평화 보장. 그래. 들떴지.
전빵 얼음에 사카린 넣고 수돗물 때려 넣어 화채를 만들어. 사람들 워킹 따윈 아랑곳하지 않아. 골목에 돗자리 펴고 앉아 모기향 디퓨저를 켜. 찰나의 하하호호 수박맛 냉수. 타버린 재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 누구에게 튈지 몰라 두근두근. 이 밤엔 또 어떤 격투기가 벌어지려나. 모기향속 불안의 냄새. 참 이상도 하지?
불안은 가끔 아련해져.
차가운 책상 아래에서 잠이 들어. 탐구생활을 다 한 무화씨는 언제나 당당해. 푸른 하늘 저 멀리 빰빰빰. 밝은 태양 안고서 빰빰빰 아톰처럼 날고 싶어 머리맡에 그림을 둬. 푸른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리는 광안리로 코난과 라나와 포비와 갈 거야.
엄마의 다라이안에는 뭐가 들어 있었던가.
무화씨는 엄마를 사랑했던가.
귀뚤귀뚤 귀뚜르르. 찌이르 찌이르 찌르르르. 밤마아다 열리이는 귀뚜라미 노랫소리. 산 위에 둥근달 소옷아 오르고 살랑 부는 갈바람에 오동이잎 지이네...
오동잎 한 잎 두 잎 새초롬하게 읇조리던 샤이가이 아빠는 지금쯤 우주로 날아갔으려나.
제인이 그랬어.
어쩌다 한 번 행복하면 됐다. 그럼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