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게 2

by 맑은편지

시는

담벼락 밑에서 써야지

골목 어귀 전봇대 아래에서 써야지

가시덤불 뒤에서 울음을 참아가며 써야지

그래야 시인 것이지

뺨에 분칠을 하고 쓰는 것은 시가 아니지

입술에 연지를 바르고 쓰는 것도 시가 아니지

마카오양복에 나이방을 쓰고 쓰는 것은 시가 아니지

목울대로 무언가 넘어오듯 써야지

마마를 앓듯이 써야 그래야 시지

그래야 글자들에 죄스럽지 않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