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은편지 Jun 06. 2024

개망초

한터골 교회묘지 한켠

소나무 그늘 아래 무덤 하나

오래 전 심었던 떼는 자라지 않고

마른 솔잎만 덮혀 여름볕을 쬐네.

주위에는 눈이 온듯

온통 하얀 개망초 꽃밭인데

땅에 누운 분은

밀양 박씨 집안 순자 배자 권사님

한평생 개망초꽃 한줄기 되어 사신 분.

당신의 땅 한뼘 없었으나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올리고

가녀린 꽃잎을 피워 바람에 흔들리며

사셨던 개망초꽃 한줄기.

나의 근원, 내 엄마의 엄마.

작가의 이전글 One summer nigh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