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막혀버린 지하철 매표소
거기 사람이 있었지.
유리창 너머 표를 팔던 사람
토끼굴 같은 구멍으로 표를 사던 사람
시간에 쫓겨 조바심 하던 사람
뒷줄의 눈치를 보며 처음가는 행선지를 묻던 사람
잘못 산 표를 바꾸려고 발을 동동거리던 사람
얼굴 고운 역무원에게 수작을 걸던 사람
거기 사람이 있었지.
토끼굴 같은 매표구였지만
행선지를 대는 목소리가 오가고
표를 내어주던 손이 있었지.
이제 플라스틱 카드 하나면
발을 동동거리지 않아도
소리높여 행선지를 대지 않아도
전동열차에 오를 수 있지만
살아간다는 조바심은 여전하고
늘 처음인 하루하루,
어디로 가야할 지 물을 수도 없는
막혀버린 옛 매표소 같은 시간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