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맘이 된 지 어느새 9년 차다. 그동안 나의 배는 세 번 불렀다 꺼졌다. 단 한 번의 사고나 수술의 경험이 없던 나는, 내 배에 칼을 세 번이나 댈 줄이야. 영광의 흔적이 내 아랫배에 남았다. 9년이란 시간을 떠올리니 눈물이 차오른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온다.
9년이란 시간은 36년이란 세월 속에 들어와 지금의 나를 완성시켰다. 성숙한 어른이 되었든 아직 미숙한 모습이든 나의 시간을 완성해준 시절 인연들이 고스란히 머물러 있다. 인사도 없이 스쳐간 인연들이 고맙다.
어쩌면 정해져 있을 것 같은 나만의 시간 속에 서로가 서로를 완성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어제 전국 노래자랑의 MC였던 송해가 떠났다. 그의 나이는 96세. 그가 100세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가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의 삶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세상 소풍이라 했던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란 시가 떠오른다. 단 한 번의 소풍을 함께 해오고 있는 인연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언젠가 끝이 있을 거라는 걸 알기에 지금의 함께하는 인연들이 소중하다. 초여름을 맞이하며 선선한 바람과 함께 기분 좋은 느낌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
어제 둘째의 유치원 하원 후 함께 버스에서 내린 친구, 동생들과 아파트 앞 공원에서 선선한 오후를 보냈다. 엄마들은 사온 간식들을 서로의 아이들과 나누며 기분 좋은 웃음을 나누었다. 마치 소풍 온 듯 약간 들떠있었다. 각자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사 온 거였는데도 거리낌 없이 주었다. 아이들이 뛰놀며 까르르 웃는 소리에 우리 사이에 벽은 허물어졌다. 그동안의 힘들었던 관계들을 흘려보내고 보상을 받는 듯했다. 선물이었다. 제목처럼 내 마음에 남아 행복의 씨앗을 심어 주었다. 그 씨앗은 새싹을 틔우고 푸르른 잎으로 자라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