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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가다

끝까지 써내려 갈 용기를 주었던 한마디

본격적으로 글을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한마디 때문이었다.


00 작가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그것은 솔직하면서 섬세한 표현력을 갖고 있는 00 작가님의 달란트 때문인 듯요. 이 달란트를 믿고 성숙시켜 나가 봅시다.



(협회에서는 수강생분들을 작가님이라 부른다.)


나는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민간 자격증 과정을 공부 중이다. 이 자격증 과정을 만든 협회의 소장님이, 카페에 올린 과제에 달아주신 댓글이다. '솔직하면서도 섬세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 말이 나의 가슴을 울렸다.


말이 주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해 주었다.


소장님은 나의 글쓰기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봐 주셨고 끝까지 해보도록 용기를 주셨다. 처음엔 일기를 써 볼 것을 권유해 주셨고 그다음엔 블로그를 해 볼 것을 권유해주셨다. 블로그를 하다 브런치를 알게 됐고, 브런치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작가'란 직업에 로망이 있었다. 특히 글을 쓰는 직업 중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멋있게 보일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로망은 결혼 후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꿈으로 이어졌다. 때마침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서울예대가 있었고 문창과에 입학하고 싶었다. 예대 중에서 최고라 꼽히는 그곳에 입학하면 누구나 나를 부러워할 것 같았고 부모님도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거라고 생각했다.


문창과에 입학하려면 시험을 봐야 했기 때문에 작가나 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던 나는 무작정 과외를 알아보았다. 나는 남편에게 도움을 받아 과외를 받았지만 시험에서 그대로 뚝 떨어졌다. 면접관들의 질문에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필기에서도 내 맘대로 써내려 갔다. 과외의 효과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하나 얻었던 것이 있다면 묘사에 대한 기술이었다. 선생님은 내게 매일 메일로 사진을 보내주셨고 나는 공책에 사진의 모습을 그대로 적는 연습을 했다. 선생님은 다른 것보다 묘사를 잘한다며 칭찬을 해주었다. 그때의 연습이 도움이 됐었던 것인지 실제 나의 이야기를 쓸 때 솔직하게 쓸 수 있었다.


자격증 수업은 심리학을 기반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나를 솔직하게 들어낼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부부관계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글 속에 담겼고 소장님은 나의 마음을 글을 통해 읽어주셨다. 솔직하게 써 내려간 글을 보고 섬세한 표현력을 달란트로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꾸준히 글을 쓰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결혼 초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꼭 책을 내는 작가가 될 거야."

문창과에 입학하려는 계획도 없었던 때였는데 나도 모르게 글을 쓸거라 했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많은 독서량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글도 잘 쓰지 못했었다. 그런 상황이었음에도 작가가 되겠다 했으니 그 당시 얼마나 허무맹랑한 말로 들렸을까.


그럼에도 다시 글을 쓰게 됐으니 정말 신기하다. 말이 씨가 되었던 걸까. 우연히 만난 자격증 수업에서 서로를 작가님이라 부르더니, 진짜로 작가의 꿈을 꾸게 되었다. 본업으로서의 작가가 아니었음에도 그 호칭은 나를 진짜 작가로 여기게 했다.



또 한번 나를 설레게 했던 소장님의 메시지이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소망과 끝까지 써내려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소장님 : 작가님^^ 카페에 쓰인 글을 통해 작가님의 역량이 느껴집니다. 멋짐 폭발^^
나 : 감사합니다 소장님~글 올리고 걱정했는데 칭찬해주셔서 안심이 됐어요.
소장님 : 걱정은요~엄지척^^
나 :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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