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포스트잇

by 조연지

사람들이 사과처럼 떨어졌다

중력도 아니면서 깨지게 하는 것

아름다운 날입니다


모르는 사람의 명복을 빌고 왔어


아직도 고작 이런 것들을 하고 있어 믿으니까 가끔은

먼 미래를 위한 거라고 생각해 아주 먼

내가 죽고 없을 수도 있는

아, 이건 오늘일지도 모르지


영원을 바란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사랑만 있다면

바다 바위에 눌어붙은 따개비처럼

쪼개진 것끼리 모여서

빈민굴 같다고 생각할까


물이 무서워서 수영을 배웠다 혼자가 무서워서 피아노를 배운다 사람이 무서워서 사랑을 배운다 이렇게 지내 무서워하고 살려달라고 하고

코에 물이 들어가고 손가락이 저리고 좋아하는 접시를 깨트렸다

보라색 꽃잎과 잠자리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울면서 조각들을 그러모았다

그걸로 손등을 긁었다

넌 어떻게 지내


머리끈을 선물 받았다

예전엔 머리카락 묶는 걸 싫어했는데

얼굴을 가리려고 머리카락 기르는 사람들도 있잖아


함께 간 사람에게 국화를 건네받았다

악몽을 피해 나를 끌어안는 당신과 젖은 머리카락을 바짝 올리고 잠에 드는 나는

무슨 말을 적을지 오래 고민했다


당연한 문장을 벽에다 붙이는데 홀가분하지 않았어

손등에 동물이 낸 것 같은 상처가 남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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