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side B가 있다
모든 것이 끝나고 판이 허공을 헤집는 소리만 들리다가
누군가 뒷면 위에 바늘을 내려놓는 것이다
side A에서는 싫어하는 것들에 쫓긴다
side B에서는 싫어하는 것들이 된다
나는 한 번도 꿈에서 꿈인 걸 알아차린 적 없어서
이거 꿈이야? 하는 생각이 들면 현실임을 알아차렸다
어느 꿈에서 나는 그래야할 것만 같은 기분으로
누군가를 그냥 쫓아갔는데
당신은 나를 피해 도망 다녔다
이것은 A면일까 B면일까
내린 결론:
side A의 경우, 나는 사랑에 쫓겼다.
side B의 경우,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 side A와 side B 모두 가능하다.
그러자 내가 가여워졌다
옆에 앉은 너는 태연하게 책장을 넘기고
종이 냄새가 넘어왔다
이거 꿈이야? 물어보자
네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