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이 높다
탁구공이 창에 부딪힌다
달걀보다 가벼운
탁구공은
허한 소리를 내며 돌아온다
공을 네가 쥔다
톡 탁
두드리고 떨어진다
내다볼 힘이 없나봐
우리는 장소를 이동한다
공을 던지기도 전에
누가 신고를 했다
우리 나쁜 짓 하는 거 아니에요
주머니 속 공을 만지작거려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속으로 소리를 되뇌었다
톡 탁
무기소지 혐의를 받을 뿐이었다
그날 이후
오해하도록 내버려두었다
키가 자란 나는
높은 창을 손으로 두드리며 안부를 묻는다
손닿지 않는 곳엔 발걸음하지 않고
여전히 탁구공을 가지고 다닌다
달걀보다 가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