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이가 되도록 글 쓰러 다니는 너를 한심하게 생각했어 미안해
너는 아직 출근하듯 외출할까
너무 오래된 얘기다
월요일은 도서관 휴무일이야
카페 한구석을 빌리러 가
난 이제 그 나이보다 나이가 많아
버스 지하철 거리 위, 떠들썩한 졸음
잠을 떼어서 갚는 중이야?
나만 연체되는 기분이야
어쩌면 잃어버려서 반납할 수 없는 책인지도 몰라
여긴 조금 춥고
이젠 책을 사도 모서리를 접지 않아
이젠 꼭 그렇게 해야겠어?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웃어줄 수 있어
선생님은 절박해야 한다고 했는데
결국 누가 더 절박한지 겨루는 거더라
절박해야 할 때 절박하기 싫고 그러면 안 되는 일에 절박했어
희한해, 희한하고
좀 짜증나
소바를 꼭 돈까스 집에서 파는 것처럼
나 그때 네가 하는 말 하나도 못 알아 들었어
네가 쓴 글도 도대체 무슨 소린지
너도 그랬을까?
아직 내 것은 하나도 없는데
어떤 사람이 내 말을 다 알아들으면
신기하다
나한텐 그게 다야
그게 전부야
그리고 가끔은
내 시에서 와사비 맛이 났으면 좋겠어
코가 찡하거나
얼굴을 찌푸리거나
마지막엔 웃어넘기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