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생기다니요!!
좋은 일은 기록해야 합니다.
잊지 않게 기록해야 합니다!
최근 읽고 있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의 저자 김신지 작가님이 말하셨거든요.
오늘 하루를 어떤 기분으로 남기고 싶으냐고요. 저는 오늘(사실은 어제)을 꼭 '행복'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4년 평균 4.5시간의 왕복 통근거리를 이겨내며 오로지 대중교통으로 다녔습니다.
지하철 세 번, 버스 두 번입니다.
제 사정을 하는 동료들은 기겁을 했습니다. 그게 가능하냐고요.
말이 쉽지 길에서 버리는 시간만 어마어마한 지라 늘 아팠고, 예민했고, 어두웠습니다.
거기에 도시락까지 얹어 다녔으니(원해서 한 것이지만) 힘들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직장을 옮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려 집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로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좋고, 당황스럽고, 믿을 수 없고, 아쉽고. 하는 감정들이
섞이고 섞여 눈물과 울먹임으로 나오더군요.
동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믿을 수 없다면서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확인의 확인을 더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와 메시지로 축복을 받고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아, 정말 현실이구나. 하고요.
이동할 수 있을 줄 몰라서
짐 정리, 인수인계서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부서 이동이 있을 것으로만 예상하고 간단히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런,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깨닫고 부랴부랴 정리를 시작했더랬죠.
차가 없는 뚜벅이인지라 박스를 여러 개에 담아 우체국 택배로 부쳐버렸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살짝 들뜨더군요.
올해 해보기로 한 프로젝트는 잠시 멈추겠지만
정든 회사를 떠나보내는 마음은 물론 아쉽지만
그래도 이제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하원 시간에 쫓기듯 지하철 환승역마다 뛰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합니다.
좋은 소식은 기록해야 합니다.
암요, 정말 좋은 일이고 말고요.
5시간에서 30분으로 줄며 생긴 4시간 30분은 이제 순수하게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으로 채울 수 있잖아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야호!
추신 : 브런치에 더 자주 들어오겠네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