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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Feb 14. 2022

네가 자라는 동안

놀이도 자란다.


세상을 그리는 너의 손에

알록달록 물감이 쥐어진 날

이상한 기분이 들더라.


어느새 이렇게 커서

사촌 언니나 할 법한

색칠을 해 내는 것인지

기특하면서도 뭉클하더라.


고사리 같은 네 손가락에

서툴게 끼워졌던

크레파스가

뽀로로 색연필이

뭉툭한 크레용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능숙하게

물감을 짜내서

원하는 색을 만들어 낼 줄 아는

너를 보니

새삼 지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가더라.


네가 자란 것처럼

네가 할 놀이도

자란다는 것을

생각도 못한 나는


이제는 뭉툭해져 쓰지 못할

크레파스를 담다가

그만 울컥해

뒤 돌고 말더라.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은 흐르고

너는 자라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마음으로 느꼈더라.


그렇게 우리 둘 다

다섯 살이 됐음을

깨달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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