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혹시나 내 브런치북이 수상작에 올라와 있지 않을까 기대를 조금, 했었다. 일이 바빠 신경 못 쓰면서도 12월 21일 수요일을 기준으로 2주 전부터 메일함, 카톡알람 등을 수시로 확인했었으니까.
그런데 2주가 지나 12월 21일이 되어도 알람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자주 가지 않는 앱에서 보내는 알람, 광고 메시지 등이 가득할 뿐. 기대를 한 것보다도 실망한 마음이 커서 한 동안 브런치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 왠지 이번엔 학교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직장 이야기를 나름 진솔하게, 열심히 풀어냈기 때문에 일말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브런치북 발행후 라이킷이 거의 없었을 때 미래를 예견해야 했지만- 나는 희망과 꿈을 품는 인간인지라....)
그러다보니 수상작이 발표되었을 때 속이 많이 상했다. 열심히 썼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많이 많이 쪼개서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글은 아무도 봐 주지 않고, 관심도 없고, 가능성도 없는 것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기운까지 쭉- 빠져버렸다.
21년, 22년. 2년 동안 내 나름의 삶 속에서 시간을 나누고 나누어 글을 썼었다. 통근 버스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잠들기 전에, 수업 시간에, 그리고 동아리 시간에 틈을 내어 쓴 글들을 모아 브런치 북을 만들고 공모전에 신청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그간의 노력이 쌓인 결과물이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겨우 마음을, 생각을 추스르고 브런치 앱에 들어와 글을 쓰고 있다.
음- 솔직히 말하면, 권태기가 온 것 같다. 글감이 떠오르지도, 이 공간에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잘 들지 않는다. 매일 같이 들어오던 곳인데 이제는- 들어오고 싶지 않은 공간이 되어버렸다.
무엇을 써야 할까?
무엇을 쓰고 싶은가?
어떻게 쓰고 싶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지만
정작 뚜렷한 답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그 간의 정이 있는 이곳에서 완전히 떠나지는 못할 것이고
감정이 정리되는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 보며
내가 글을 쓰는, 쓰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작정이다.
아주 솔직히, 권태기가 찐-하게 찾아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