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병원 가다 다 보내는
이럴 것 같았긴 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일하면서 돌보지 못한 몸은 ‘쉼’이 찾아오자마자 아우성쳤다. 아파, 힘들어, 그러니까 조금만 쉬어,라고.
하지만 태생이 계획한 일은 꼭 해야 하는 성미인지라 쉴 수 있는 기간에도 부득불 6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을 차리고,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청소도 하고, 정리도 하며 그렇게 부지런을 떨었더니 두 달 동안 크게 두 번 정도 아팠다. 한 번은 앞서 말한 것처럼 위가 난리가 났던 것이고 어제는 알 수 없는 어지러움과 더부룩함, 그리고 늘 찾아오는 두통으로 힘을 쪽 뺐다.
낮잠을 5시간이나 자는 사람이 아닌데도 어제는 어찌할 수 없이 그대로 곯아떨어져버렸다. 내리 다섯 시간을 자도 사라지지 않는 두통과 메스꺼움에 결국 저녁도 거르고 말았고. 오늘은 정기 검진을 위해 신촌까지 나가야만 하는 날이라 무거운 몸 이끌고 나갔다 오니, 그러고도 힘들어서 또 한 시간을 잤다. 한 참을 자다 일어난 카톡에는 무수히 많은 알람들이 남아있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힘도 아직은 들지 않는다.
몸에 안 좋다 하는 것들은 일절 끊고 소화가 잘 되고 편안한 음식만을 좇아 지내온지 근 한 달이 되어간다. 아픈 몸으로는 도저히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이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커피가 주는 순간의 즐거움보다 그걸 먹고 난 후 3일 동안 아픈 상황이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이젠 정확히 아니까. 그래서 이제는 딸아이 앞에서, 남편 앞에서 아프다는 이야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싶은데- 자꾸 몸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 쉬고 싶고, 가만히 있고 싶고, 그런 마음.
이제 2월도 중순을 향해 간다. 3월이 되면 다시 너무 바빠질 것을 알기에 그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쉬고자 한다. 누가 뭐래도. 나를 위해서.
사진: Unsplash의Marcelo L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