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집안일이 끝났다.
퇴근하자마자 설거지, 저녁 준비, 아이 목욕, 등원 준비, 빨래, 빨래 개기& 정리하기를 끝내고 나니 이 시간이다.
30분까지 졸렸는데 빨래를 개며 음악을 듣다 보니 어느새 잠이 깨고야 말았다. 미루고 미루던 글을 쓰다, 잘 생각이다.
정신을 쏙 빼놓는 하루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요즘이다. 3월 2일부터 시작된 그 ‘정신없음’이 벌써 29일을 향해 가고 있다. 적응을 100% 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3월 초보다는 한결 수월하다.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대충의 성향이 파악이 된 덕이다. 또, 하루에 커피 한 잔씩 먹으며 심신을 달랜 덕이기도 하다.
오늘은 직접 집에서 라테를 만들어 갔다. 물병에 넣어 간 그것은 테이크 아웃컵에서 느끼는 ‘아우라’는 없지만- 적어도 4교시까지 내 마음을 많이 달래주었다. 덕분에 사소한 것에 스트레스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분 단위로 살고 있다. 새벽 5시 30분부터 잠이 드는 11시까지, 한 순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있다. 원래 성격도 그러하거니와 (대학 시절엔 정말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살았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싫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분주하다. 종종 거리며 돌아다니고 바쁠 때에는 늘 뛰기도 한다. 힘도 들고 품도 들지만 계획한 대로 이뤄졌을 때에는 설명할 수 없는 뿌듯함이 있다. 중독적이다.
무튼, 그러다 보니 오늘도 숨쉴틈 없이 바빴지만, 그래서 많이 힘도 들었지만 마음만은 편하다.
특히 밀린 집안일을 다 정리하고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며 쉬는 이 시간이 참 값지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차마 마실 수 없는 커피 사진 한 잔 올려두고 어떤 카페인보다도 강력한 한 마디를
스스로에게 건네준다.
수고했어, 오늘도.
고생했어,
정말로.